칸,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 가운데 하나로, 국제 영화제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영화제가 30일 이탈리아의 운하 도시 베네치아에서 개막 팡파르를 울렸다.

74회째를 맞은 이번 영화제는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내달 9일까지 경쟁부문과비경쟁부문에서 장편 영화 71편, 단편 영화 16편, TV 시리즈 2편 등 총 90여 편의 신작이 소개된다.

개막작으로는 영화 ‘사이드웨이스’, ‘어바웃 슈미트’ 등으로 유명한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신작 ‘다운사이징’이 상영됐다.

스타 배우 맷 데이먼과 크리스틴 위그가 주연한 이 영화는 더 나은 삶을 꿈꾸는평범한 한 남성이 몸집을 축소하면 삶이 더 윤택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아내와 함께 과학자들의 실험 대상이 되며 펼쳐지는 모험을 담은 SF 영화다.

영화제 경쟁부문에는 ‘다운사이징’을 포함한 총 21편의 작품이 진출해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놓고 격돌한다.

베니스영화제는 2012년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최우수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사자상을 받고, 배우 강수연이 1987년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타는 등 한국 영화와의 인연도 유독 깊지만, 올해는 아쉽게도 경쟁 부분에 한국 영화가 초청받지 못했다.

올해 경쟁 부문 출품작에는 조지 클루니의 6번째 감독작 ‘서버비콘’(Suburbicon)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할리우드 대작부터 전 세계가 직면한 난민 위기를 다룬 중국계 감독 아이웨이웨이의 다큐멘터리 ‘휴먼 플로우’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로 채워졌다.

최근 몇 년 동안 베니스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라라랜드’, ‘그래비티’, ‘버드맨’ 등이 아카데미상을 휩쓴 터라 이번 영화제는 내년 아카데미 상의 전초전으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영화제의 가장 큰 변화는 영화 산업의 추세를 반영해 가상 현실(VR) 부문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22편의 VR 경쟁 부문 초청작에는 김진아 감독의 ‘동두천’이 포함됐다. ‘동두천’은 1992년 미군에 의해 살해당한 한국 여성 성노동자에 관한 VR 다큐멘터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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