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에 대한 공포는 컸다. 지난 4일 북한이 감행한 제6차 핵실험은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7배 수준이었다.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이 열린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발생한 일이다.


지난 70여 년간 세계 곳곳에서는 총 2천여 차례의 핵실험이 일어났다. 존재하는 핵무기만 1만 개가 넘는다. 지구촌 공통의 선결 과제로 떠오른 핵무기의 현황과 실태에 대해 짚어봤다.

◇ 지구상에 존재하는 1만5천 개의 핵무기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기관(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SIPRI)이 지난 7월 발표한 <전 세계 핵무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촌에 존재하고 있는 핵무기는 총 1만4천935개다.

핵무기 보유국은 모두 9개 국가다.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영국,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 그리고 북한이다.

러시아는 유일하게 7천 개가 넘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2위인 미국에 비해 200개 더 많다. 이 두 나라가 보유한 핵무기 비율은 전 세계의 90%가 넘는다. 이밖에 프랑스, 중국, 영국 등이 각각 300개, 270개, 215개의 핵무기를 보유 중이다.

가장 처음 핵실험을 시도한 나라는 미국이다. 세계 2차대전이 발발했던 1945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천 회가 넘는 핵실험을 거쳤다. 4년 뒤 러시아가 핵실험에 뛰어들었고 영국(1952년), 프랑스(1960년)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원자과학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따르면 현존하는 핵무기 만으로 지구를 13~14회 둘러 쌓는 것이 가능하다.

미국의 우주 과학자인 칼 세이건은 "핵무기의 1%만 폭발해도 '핵겨울'(nuclear winter)이 찾아와 지구 상의 동식물이 절멸한다"고 주장했다.

다행인 점은 핵무기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냉전 시대 말기인 1986년을 정점으로 매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태다. 당시 6만4천99개에 달하던 핵무기는 1991년 미국과 구 소련의 제1차 무기 협약 감축 협정을 계기로 급속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2010년 2만2천 개가 넘던 전세계 핵무기는 이후 매년 1천 개 안팎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1만5천 개 미만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핵무기는 여전히 공포의 대상으로 존재한다. 위력은 과거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945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 '리틀보이'의 위력은 약 15kt(킬로톤: 1kt은 TNT 1천t의 폭발력)이다. 미국이 실험한 가장 강력한 핵무기인 '캐슬 브라보'는 이것의 1천 배가 넘는 1만5천kt이다.

◇ 북한, 21세기에 유일하게 핵실험 벌인 국가

북한은 21세기 들어 유일하게 핵실험을 벌인 나라다. SIPRI에 따르면 2006년에만 9차례의 미사일 발사 시험과 1번의 핵실험을 거쳤다.

김정은 체제 들어서 핵실험은 가속화되고 있다. 북한은 2011년 이후 현재까지 83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21번의 미사일 발사와 두 차례의 핵실험을 벌였다. 역대 최고 횟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북한이 벌인 6차 핵실험의 위력은 100kt에 달한다. 직전 실험과 비교하면 최고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역대 최고 위력이다.

21세기 들어 전세계에서 발생한 핵실험은 총 5차례다. 장본인은 동일하다. 모두 북한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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