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저수지 곳곳 야간조명 설치… 멸종위기종 생태계 훼손 우려

▲ 11일 수원 일월저수지 임시산책로 뒤쪽으로 수원청개구리 서식지가 위치하고 있다. 바닥에는 굴착기 바퀴자국이 남아있다. 채태병기자
수억원을 들여 조성된 수원청개구리 보존지가 인근의 수질오염 저감 공사로 인해 오히려 생태계 훼손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원청개구리는 2012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된 수원의 대표 깃대종 중 하나다.

특히 지역명이 붙은 국내 유일의 양서류 고유종이다.

11일 수원시와 코오롱환경서비스㈜ 등에 따르면 코오롱환경서비스는 현재 수원 장안구 일월저수지의 비점오염저감시설 공사를 진행중이다.

공사는 오는 30일까지 예정돼 있다.

코오롱환경서비스는 공사로 인해 기존 산책로 일부가 폐쇄돼자 임시 산책로와 야간 조명도 설치·조성했다.

문제는 해당 공사가 진행되고, 야간조명이 설치된 곳이 수원청개구리 보존지 인근이라는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015년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의 일환으로 4억원을 지원받아 일월저수지 내에 1천200㎡ 규모의 수원청개구리 보존지를 조성했다.

비점오염저감시설 공사가 진행중인 곳은 수원청개구리 보존지와 채 10m도 떨어지지 않았다.

공사로 인한 소음과 분진 등도 문제지만 가장 우려되는 것은 야간조명이다.

야간조명으로 인해 수원청개구리 보존지의 생태계 자체가 훼손될 수 있어서다.

수원의 환경단체 관계자는 “공사 전에도 산책로를 통해 시민들이 노래를 듣거나, 이야기하며 지나다니는 일이 많아 소음영향은 크지 않다”며 “오히려 청개구리 생태계에 조명이 더 위협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개구리가 생식활동을 마치는 오후 5시 전후로 공사소음이나 조명빛이 지속된다면 생태계를 훼손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환경서비스 측은 “공사 전 6m 방음벽도 설치했고 현재 외부공사가 끝나, 구조물 내부 공사만 남겨두고 있어 현재 소음이나 분진은 없다”며 ”임시산책로 쪽이 어두워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밝은 조명을 설치한 것 뿐이다. 수원청개구리 보존지의 생태계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적절한 조명으로 교체하고 높이도 조절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채태병기자/ctb@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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