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STORY] 절실함으로 무장한 기적의 외인구단…연천미라클 김인식 감독

송주현 atia@joongboo.com 2017년 09월 13일 수요일

“좌절을 기적으로 바꾸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이 대한민국 야구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스포츠 경기 결과에 따라 ‘기적의 드라마’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있다.

도저히 뒤집을 수 없는 경기를 극적으로 뒤바꿔 우승을 차지하거나 성공하는 사례들을 보며 경기를 지켜본 이들은 짜릿한 감동과 전율을 느낀다.

바로 ‘기적’ 이다.

독립 야구단 ‘연천미라클’ 역시 팀 이름처럼 기적을 꿈꾸는 이들이 함께 모인 야구단이다.

야구에 인생을 건 이들에게 다시 한번 희망의 기회를 주고 있는 연천미라클은 대한민국 대표 독립야구단으로 성장하고 있다.

프로에 진출하고도 부상 등으로 좌절을 겪은 선수들, 대학진학에 실패해 더이상 야구를 할 수 없게 된 이들에게 연천미라클은 마지막 기회다.

연천미라클의 사령탑 김인식 감독은 “야구에서 아무리 큰 점수 차이로 지고 있다고 해도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을 한다”며 “저와 선수들은 9회말 2아웃 역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연천미라클 감독을 맡기 전까지 프로와 고교 야구부 감독을 맡아오며 지도자로서 평탄한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그런 길을 뒤로하고 지난 2015년 연천미라클의 지휘봉을 잡았다.주변에서 만류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김 감독은 “후배들의 야구인생에 힘이 되겠다”며 3년 가까이 연천미라클을 이끌고 있다.

―‘독립야구단’, ‘독립야구리그’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다.

“경기를 위한 협의체(연맹, 협회)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선수를 모아 야구단을 구성해 경기를 하는 형태의 야구단이다.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대한민국 야구는 기존의 메인 프로리그인 KBO, 아마추어협회 KBA 등이지만 우리는 이곳에 속하지 않고 독립적인 협의체나 협회를 구성해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로와 아마의 중간 위치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프로야구에 진출하지 못하거나 프로야구에서 방출된 젊은 야구선수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천미라클이 존재한다.또 프로야구가 없는 지역에 야구를 통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지역사회 통합의 매개체 중 하나가 바로 우리다.”

―선수들에게 재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얘기가 무슨 말인가?

“대부분의 선수들이 초등학교때부터 야구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곧 인생이 된다. 야구하나만 바라보고 중학교,고등학교를 거쳐 대학 또는 이 후 프로진출을 꿈꾼다.대한민국 야구 선수들의 마지막 목표는 모두 프로진출이다.그러나 사실상 기회는 단 한번이나 마찬가지다. 프로 진출과 대학진학에 실패 할 경우 그 다음은 어떤가? 기회가 없다. 그 많은 고된 훈련을 이겨내고 끝까지 달려 프로와 대학에 들어가는 문 바로 앞에서 좌절하면 끝이다. 야구 하나에 인생을 걸고 달려온 선수들에게 그 다음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 기회는 계속 훈련을 하고 더욱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말한다. 그래서 독립야구단이 필요하고 연천미라클 존재하는 이유다.”

―어찌보면 전국에서 모인 외인구단이다. 감독을 맡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처음 감독을 맡겠다고 나섰을때 주변에서 만류하는 분들도 계셨다. 지휘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것도 있었고 특히 실패한 선수들을 다시 재기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는가. 웃으개소리지만 그 전과 비교해 당연히 연봉도 줄어 집사람이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건 돈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나 역시 야구에 인생을 건 야구인이지만 후배들도 인생이 야구다. 그런 후배들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기회를 함께 만들고 싶었다. 또 우리의 시작으로 대한민국 야구가 한단계 더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시작했고 이제 주변에서 조금씩 알아 주고 계시는것 같아 힘이 된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은 힘들다. 독립야구단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든다.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

“가장 큰 부분은 재정이다. 프로의 경우 선수들이 최상의 상태로 훈련을 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프로선수들은 야구 하나만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작은 금액이지만 선수들에게 회비를 받아야 하고 일부 선수들은 회비를 벌기 위해 일과 병행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게 연천군의 적극적인 지원이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재정적으로 빠듯한 팀운영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선수들이 걱정없이 훈련을 받았으면 하는게 제일 큰 바람이다.”

―예민한 질문일 수 있다. 감독로서 선수들 훈련하는걸 보면 선수들에 대한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현실은 힘들다. 모든 선수들이 알고 있다. 물론 여기서 훈련하는 선수들 중 프로 진출했다가 나온 선수들이 있다. 그렇다고 다시 또 들어간다는게 쉬운게 아닌다. 곳곳에서 실력있는 선수들이 배출돼 프로에 진출하고 있고 그 사이를 다시 경쟁해서 뚫고 진출한다는게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것과 같다. 가능성을 보고 프로에서 선수를 선발해 가지 않는다. 완벽하고 틀림없다는 판단이 들정도의 실력을 인정받아야 진출할 수 있다. 그동안 5명의 선수가 프로에 진출했다. 가능성은 검증됐다. 완벽한 선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걸 참고 인내하고 선수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참지 못하고 떠난 선수들이 그동안 몇몇 있었다. 가능성은 선수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에 달려있다고 본다.”

―팀을 떠나는 일부 선수들을 보면 눈물을 흘린적도 있다고 들었다. 무슨 얘기인가.

“선수들이 회비를 못내서 그만두는 상황이 생길때 그걸 못 도와 주는 게 3년 동안 제일 마음이 아팠다. 돈 때문에 하고 싶은데 못하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다. 지금도 가슴 아픈 일이다.”

―대한민국 독립야구가 발전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일단은 관심이다. 내년부터는 우리와 같은 독립야구단이 5곳으로 늘어난다. 가까운 일본을 보면 3개의 독립리그에서 18개의 팀이 활동 중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작은 소도시에서 우리처럼 시작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럼 관심을 갖고 주변에서 보게 되고 조금씩 저변확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재정적인 지원부분도 주변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다. 겨울에는 선수들이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개인훈련을 해야한다는 얘기다. 이런 것들이 조금씩 바뀌려면 주변의 관심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선수들마다 사연이 많다.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그런 선수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가?

정말 선수들 마다 사연들이 많다. 책으로 쓰면 눈물을 흘리면서 읽어야 할 정도니 말이다. 지난 시간동안 정말 절실해서 열심히 하고 하루하루를 자기가 알차게 보내는 선수들을 많이 봤다.반면 그냥 와서 하루 넘기는 친구들도 있다. 야구를 좋아해서 할 수 있긴 하지만 여기에 온 이상은 건성으로 넘기면 안된다.정말 자기가 생각했던대로 안됐을 때 기회를 갖고 왔는데 두 번 더 안됐을 때 자기에게 큰 아픔을 주어서도 안되고 안되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면 다른 사회생활을 하더라도 이런 마음을 갖고 하면 큰 후회가 없지 않겠냐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일부에서는 독립야구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운영도중 해체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선수들이 제일먼저 시작할 때부터 그런 이야기를 했다. 하루 아침에 갈 곳이 없으니까 막막하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특히 연천미라클이 창단됐지만 회비를 받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봤다.이거 스포츠라면서 회비 걷어서 다른 생각을 하는거 아니야라며 와서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럼 무슨소리냐 내가 야구를 여태까지 했는데 그러면서 인정을 받았다. 여기는 절실한 사람들이 모여 프로진출이라는 목표를 갖고 운동을 한다. 사명감을 갖고해야 한다.나 역시 사명감이 있다. 앞으로 창단 될 독립야구단들도 그런 사명감으로 운영됐으면 한다. 돈 벌이 수단으로 시작해 돈 안되면 그만두는건 스포츠가 아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일부 우려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우리와 상관 없는 얘기다.”

―2015년 창단 당시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나.

“모든 사람들이 어? 우리나라도 독립야구가 생겼네 독립야구에서 1군으로 가는 야구를 하네? 이렇게 대하는게 달라졌다.처음에는 동네야구라고 생각했던 시선이 이제는 바뀌었다. 사람들이 독립야구를 하는구나. 고생하는 구나. 좋은일 하는구나. 구성원 모두 순수하면서도 고생하는구나 이렇게 시각이 바뀌어가고 있다.”

―연천 미라클의 미래가 밝은가?

“감독 입장에서는 밝다고 본다.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건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거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희망을 느낀다.”


[대한민국 독립야구가 발전하려면]

일단은 관심이다. 내년부터는 우리와 같은 독립야구단이 5곳으로 늘어난다. 가까운 일본을 보면 3개의 독립리그에서 18개의 팀이 활동 중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작은 소도시에서 우리처럼 시작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럼 관심을 갖고 주변에서 보게 되고 조금씩 저변확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정적인 지원부분도 주변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다. 겨울에는 선수들이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개인훈련을 해야한다는 얘기다. 이런 것들이 조금씩 바뀌려면 주변의 관심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취재=송주현기자
사진=김금보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http://www.joongbo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갤러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