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식지 주변 제초작업… 가뭄때 물 공급도 제대로 못해
작년 11마리→올해 1마리 급감… "복원지 농약작업 등 중단 상태"

수원청개구리 복원지가 인근 공사로 생태계 훼손 위협을 받는 가운데(중부일보 9월 12일자 22면 보도) 수원시의 미흡한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관리소홀로 복원된 수원청개구리 개체 수가 1년 새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해서다.

12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2015년 생태계보전협력금 4억 원을 지원받아 일월저수지 내 1천200㎡ 규모 논습지를 수원청개구리 복원지로 조성했다.

관리는 수원시가 맡고 있다.

수원청개구리는 2012년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된 수원의 대표 깃대종 중 하나다.

특히 지역명이 붙은 국내 유일의 양서류 고유종이다.

2015년 여름 장이권 이화여대 교수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증식한 수원청개구리를 일월저수지 내 복원지에 방사했다.

이듬해인 2016년 5월에는 동면을 마치고 무사히 살아남은 수원청개구리 11마리가 발견, 서식지를 인공으로 복원시켰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한 달 뒤인 6월에 발견된 수원청개구리 개체수는 2마리로 급감했다.

복원지 주변 논둑의 제초작업을 벌인 게 화근으로 꼽혔다.

장 교수는 “양서류의 활동이 많은 5~6월에 갑작스럽게 풀을 베는 바람에 수원청개구리의 활동구간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복원지 내에서 발견된 수원청개구리는 단 1마리 뿐이다.

장 교수는 “올해의 경우 지난 5월 25일 단 1마리만 확인돼 복원지 내 수원청개구리는 없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 과정에서 수원시는 올해 이른 가뭄이 지속됨에도 복원지 내 물 공급을 제 때 하지 못했다.

관할 당국의 관리소홀이 복원시킨 수원청개구리의 개채 수를 감소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 교수도 “주변 공사 등으로 인한 소음·진동이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며 “결국 수원청개구리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관리소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가뭄에 따른 복원지 내 물 공급이 늦어진 게 수원청개구리 발견 횟수가 드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부터는 복원지 주변 제초·농약작업을 중단한 상태고, 잠복기 2~3년 등을 감안하면 수원청개구리가 멸종했다고 단언키는 어렵다. 보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태병기자/ctb@joongboo.com
▲ 사진=중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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