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째 소방공무원으로 근무… 지난 1월 광명소방서에 부임
119시민안전체험센터 통해 안전교육·안전문화 확산 주력

“시민의 행복을 지키는 영원한 소방인이 되고 싶습니다.”

1984년 소방공무원으로 첫 발을 내딛은 이고숙(54) 광명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34년째 묵묵히 외길을 걸으면서 앞으로도 소방인으로 남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성 공무원 비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지만 소방분야는 일의 특수성 때문에 여성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실제로 경기도 8천여명의 소방공무원 가운데 여성 과장(직위 지방소방령)은 안양소방서와 광명소방서 소속 2명뿐이다.

여성소방관으로 살며 아내로, 두 자녀의 엄마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는 이고숙 과장은 누구보다 소방인으로서의 자부심이 강하다.

이 과장은 13일 “10대 시절, 제복이 멋있어 보여 소방관이 됐다”며 “예방업무를 주로 담당하면서 동료와 가족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여성소방관으로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2000년도 초반에 무선페이징 활동을 하며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많이 만났다”며 “매월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만나 삶의 애환을 나누며 직업에 대한 큰 보람과 행복을 느꼈다”고 말했다.

무선페이징이란 독거 노인이 긴급상황 발생시 버튼을 누르면 119에 자동 신고가 되는 소방복지 시스템이다.

이 과장은 “화재 현장에 출동하기 위해 30kg이 넘는 방화복과 장비를 갖추고 불길과 싸워야 할 때는 힘들기도 했다”며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화재 현장에서 동료가 순직했을 때”라고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다.

군포소방서 산본 119안전센터장으로 활동하던 2014년. 이 과장은 군포 복합물류터미널에서 엄청난 화재가 발생해 꼬박 3일간 화재진압에 나섰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동료들과 땅바닥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했던 그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난 1월 광명소방서에 부임해 재난예방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 과장은 안전문화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광명소방서는 광명시청과 협업을 통해 119시민안전체험센터를 건립했다. 종합재난체험시설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로이소방차 등을 갖춘 119 시민안전체험센터를 통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안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 과장은 광명 지역 특성 맞춤형 사업으로 주택용 소방시설 보급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1년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이 제정됐으며 올해 2월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이 과장은 “30여년간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작은 것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방행정을 통해 시민의 행복을 지키는 소방인으로 남고 싶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장선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