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바스병원 인수 마무리단계… 재벌 중심 '의료 민영화' 우려
롯데 "사회공헌 측면 무상출연… 어린이·노인병원 강화" 해명

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성남 시민사회단체가 ‘재벌의 의료 민영화’ 등을 우려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등에 따르면 보바스병원은 2012년부터 병원 이외 사업에서 거액의 보증채무가 발생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 2015년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파산 대신 회생 절차를 밟게 된 보바스병원은 지난해 10월 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의료재단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호텔롯데를 선정했다.

호텔롯데는 병원측 채권자에게 100% 변제를 조건으로 최근 병원 회생 계획안을 제출했고, 이번 주중 관계인 집회 과정을 거쳐 법적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호텔롯데는 ‘사회공헌’ 목적으로 늘푸른재단에 600억 원 무상출연과 2천300억 원의 막대한 돈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이사회 추천권’을 획득했다.

호텔롯데의 보바스 인수전이 논란이 된 가운데 성남시는 ‘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가 병원의 부채 비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법원에서 회생절차가 진행중이라 하더라도 법인의 기본재산 처분을 수반한 경우 의료법상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제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은 “생명을 다루는 병원은 상품이 아니며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에 대한 관리감독의 책임은 지자체와 국가에 있다”며 “성남시와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혀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으나 현재 의료 민영화 시도가 시와 복지부의 묵인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논평을 냈다.

이들은 “편법으로 인수된 병원은 영리적 운영을 할 수밖에 없으며 롯데 재벌의 병원 진출 자체가 ‘영리병원’ 허용과 유사한 민영화 사안일 수 밖에 없다”며 “시와 복지부가 적극 개입해 의료영리화 시도를 막고 시민의 건강권 확보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바스병원의 의료공공성과 공익적 운영을 담보할 방안과 재정 정상화를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의료는 사회복지의 기본이며 국민들의 생명을 다루는 안전망으로 의료를 사고파는 물건으로 사유화하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텔롯데 측 관계자는 “사회공헌 측면에서 무상출연과 2천300억 원을 빌려주려는 것으로 일부에서 우려하는 의료 민영화는 오해”라며 “앞으로 어린이 병원과 노인병원 등 공공의료부문을 더욱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바스기념병원은 재활전문치료병원으로 2001년 6월에 설립, 550여 병상을 갖추고 의료종사자 600명 및 자원봉사자 1천200명이 일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재활전문 요양병원으로 입지를 굳혀 왔으나, 과도한 토지구입 비용 등으로 거액의 보증채무가 발생해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김대성기자/sd1919@joongboo.com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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