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문제도 사건화" vs "폭력, 갈등이라 부를 수 있나"
"학교 이미지까지 추락시켜" vs "단어의미 자체 너무 모호"

▶민경선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 = ‘학교폭력’이라는 용어를 ‘학생생활갈등’으로 개정하자는 취지에 공감한다. 현재 학교폭력으로 다뤄지고 있는 사안들은 평범한 학생들이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겪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대부분인데 학교폭력법에 의해 학교내 모든 갈등이 사건화되는 문제가 있다. 기관은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사람이 행위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학생생활갈등이라는 단어가 학교폭력보다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일선 교사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를 학생생활갈등 등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취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갈등이라는 단어가 쓰이면서 학교책임을 너무 피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을 것 같아 이에 대한 우려가 든다.

▶염기배 효탑초등학교 교감 = 학교폭력이라는 용어를 학생 정서에 알맞는 단어로 개정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청와대 폭력, 국회 폭력과 같은 단어는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학교는 2004년1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13년동안 폭력이라는 단어가 붙어 폭력집단 기관처럼 불려왔다. 이번 토론을 통해 ‘학교폭력’이라는 단어가 ‘학생생활갈등’이라는 단어로 개정되거나 폐기되기를 바란다.

19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학생생활갈등회복준비단 주체로 ‘학교폭력법 개정의 올바른 방향’이라는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경기도의회 김호겸 부의장, 민경선 교육위원장, 경기도교육청 임종원 장학관, 염기배 효탑초 교감을 비롯해 경기공정포럼, 고양학부모포럼 등 여러 교육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진 논의는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를 학생생활갈등과 같은 대체어로 바꾸자는 의견이었다.

학교폭력이라는 단어가 학교내 사소한 갈등까지 심화시키고 학교의 이미지까지 추락시켰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학교폭력이라는 용어 개정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수원의 한 교장은 “과연 학생생활갈등이라는 단어가 폭력이 주는 느낌을 모두 담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너무 모호하지 않냐”면서 “학생들이 받아들이는 느낌도 다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은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갈등으로 다룰 수 있는 문제가 있는 반면 위험한 부분도 있다. 학교폭력이라는 단어가 다루고 있는 모든 부분을 학생생활갈등이라고 대체해 부르기는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변근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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