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실학자와 현대예술이 융합한 특별한 전시가 찾아온다.

남양주 실학박물관은 오는 25일 하반기 특별전 ‘홍대용 2017, 경계없는 사유’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과학 사상가인 ‘담헌 홍대용’을 주인공으로 삼아 역사문화자원과 현대기술문명이 융합한다.

홍대용은 지전설(지동설)과 무한우주론 등 대담하고 독창적인 이론을 주장했다. 그는 해박한 천문지식을 바탕으로 자연을 넘어 인간, 사회제도, 국가, 민족에 대한 경계없는 사유를 한 학자였다.

전시에 참여한 김기철, 김형중, 박제성, 이상현 등 4명의 현대작가들은 이같은 실학의 아이콘인 홍대용에 집중해 그의 생애와 업적을 미디어영상과 조형물설치, AR(증강현실)등의 현대작품으로 표현하는 참신한 접근을 시도했다.

때문에 기존 유물을 적극 활용하는 타 전시들과는 다르게 과거의 유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홍대용을 주제로 한 현대예술 작품만으로 관람객을 찾는다는게 특징이다.

4명의 작가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홍대용의 생애와 저술을 모아 모임과 토론을 통해 깊이 있는 이해를 선행하며 홍대용의 세계에 푹빠졌다는 후문이다.

먼저 김기철 작가는 ‘건곤일초이앙법’을 선보인다. 홍대용이 중국에서 학문의 모종을 키운 뒤 조선 땅에 옮겨 심는 것과 이앙법으로 변한 조선의 사회상을 음향 설치물로 표현했다.

김형중 작가의 작품은 ‘NIAHC:01’이다. 홍대용이 나경적이라는 천문학자를 만나 동양적 세계관이 뒤집힌 때에 주목, 웹데이터의 움직임과 우주의 운행을 시각화해 미디어 영상으로 제작했다.

박제성 작가가 선보이는 작품은 ‘태허경’이다. 태허는 무한의 우주를, 경은 거울을 의미한다. 이처럼 지금 우리의 삶을 새로운 눈으로 비출 수 있다고 말하는 작가는 현시점에서 인간의 가치에 대한 성찰과 정의를 생각하기 위해 증강현실과 작품으로 담아냈다.

이상현 작가는 홍대용과 조선실학자들의 시대적 고민을 우리 근현대사 전반에 걸쳐 비교한 ‘조선문답’이란 다큐멘터리 영상을 선보인다.

장덕호 실학박물관장은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작가와의 연계를 통해 학술적 깊이와 표현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선보일 실학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 도전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