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는 짐칸에도 못 실어, 저상버스 1억 비싸… 도입 발목
국토부 "안정성 등 기술 개발중… 2019년 말 휠체어 탑승 가능"

앞으로 2주 후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

이번 추석은 개천절과 한글날이 추석과 함께 끼어있어 최대 10일을 쉴 수 있다.

이에 사람들은 저마다 고향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는 들뜬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신체가 불편한 지제장애인들은 고향으로 떠날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힘에 부친다.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의 고속·시외버스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에게 좌석을 단 1석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21일 국토부와 경기도, 장애인단체 등에 따르면 도가 관리하는 도내 시외버스는 총 1천800여 대(2016년 12월 기준)로, 부산·포항·전주 등 600여 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이 중 휠체어로 올라 탈 수 있는 버스는 1대도 없다. 도내 시내버스(일반형, 급행형, 직행 좌석형, 좌석형) 1만518대 중 일반형에만 저상버스 1천433대가 있고 나머지 급행형인 M버스 등에는 단 1좌석도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자리는 없다.

용인에 거주하는 한모(49)씨는 지난해 대구지역에 볼일을 보러가기 위해 용인터미널을 방문했다가 버스에 올라보지도 못하고 25km나 떨어진 수원역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2015년 휠체어를 전동휠체어로 교체한 탓인데, 접이식 휠체어는 짐칸에 넣어 갈 수 있지만 전동휠체어는 짐칸에 싣는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15년 전 교통사고로 휠체어 신세를 지게된 이모(54)씨는 10년전 고향인 광주광역시를 가기 위해 수원버스터미널을 찾았다. 당시 버스에는 휠체어를 타고 오를 수 있는 리프트가 없어 아들과 부인의 도움으로 버스를 간신히 탔지만 그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왜 그때 버스를 탔는지 후회를 하고 있다.

이씨는 “사고 후 처음으로 고향을 내려가는데 차도 없고 터미널이 집앞이라 버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타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신기한 장면을 보는 것 마냥 처다보는 시선이 부담되고 싫었다”며 “이제는 아들이 운전을 해 함께 내려가거나 역까지 데려다주기는 하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교통약자에 대한 편의는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고속·시외버스의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자리는 이들 버스가 100km안팎의 속도로 장거리를 달리기 때문에 휠체어 고정등 안정성과 일반 버스(1억2천만 원)보다 저상버스(2억2천만 원)는 1억 원정도 더 비싼 예산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불편한 버스보다, KTX나 항공편을 이용하고 싶어도 기차역과 공항은 버스터미널보다 드물기 때문에 찾아가는 것은 물론, 내려서 목적지까지 가는 것도 큰 불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지방은 수도권보다 저상 시내버스나 장애인 콜택시 대수가 턱없이 부족해 환승이 어렵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고속ㆍ시외버스는 100㎞안팎의 속도로 장거리를 달리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안정성을 고려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올 3월부터 휠체어를 탑승시킬 수 있는 고속·시외버스 연구를 진행중으로 2019년 말이면 결과가 나오는 만큼,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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