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부랴부랴 선발… 행사 당일에서야 동선 파악

▲ 지난 23일 인천시 남구 수봉공원에서 열린 주안미디어문화축제 폐막 프로그램 중 하나인 '꽃도깨비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퍼레이드 중 멈춰 서 있다. 김건웅기자

"무슨 내용의 퍼레이드인지 들어본적이 없어요."

지난 23일 오후 4시께 인천 남구 숭의동 수봉공원 내 수봉놀이동산.

제14회 주안미디어문화축제 폐막식 프로그램 중 하나인 '꽃도깨비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남구 지역 사립유치원 아이들과 학부모 등 참가자 200여 명이 모였다.

이는 총 26곳에서 원아 20명씩과 학부모들을 포함해 100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였다.

이날 구가 설명한 스텝 및 자원봉사자는 60여 명. 이중 참가자들을 직접 이끌고 안전까지 책임지는 스텝은 총 25명이었다.

이들은 이달 중순 선발됐지만 행사 당일까지 사전에 한번도 모여보지 못한 채 행사 당일 퍼레이드 동선을 처음 접했다.

퍼레이드는 오후 6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무 설명도 없이 25분이나 늦은 오후 6시 25분에 시작됐다.

늦게 출발했지만 선두에서는 퍼레이드를 하다 신나는 분위기 연출을 위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유일하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꽃도깨비 조형물은 전부 맨 앞에 몰려 있었다.

뒤쪽에서 따라가는 참가들은 습한 날씨 속에 영문도 모른채 5분씩 서있다 가기를 반복해야 했다.

A 학부모는 "유치원에서 아이에게 재밌는 추억거리가 될 수 있다길래 왔지만 퍼레이드에 대해선 들어본 게 없다"고 말했다.

B 학부모는 "몇 시간을 기다렸는데 아이도 힘들어하고 이게 어떤 행사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여러 학부모들에게 행사의 취지와 의미에 대해 물었지만 알고 있는 참가자는 한 명도 없었다.

퍼레이드 행사는 수봉공원 정상에서 오후 7시 45분에 끝났다.

구 관계자는 "꽃도깨비 퍼레이드는 총감독님의 의중이 많이 반영된 프로그램이고 사실 남구와 이 퍼레이드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며 " 꽃도깨비가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내년에도 꽃도깨비 퍼레이드를 할 지 여부는 향후 충분한 상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건웅기자/kgu@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