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가 경기도 일하는 청년 통장을 ‘사행성 포퓰리즘’으로 비난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기도가 새롭게 시행 예정인 청년 연금에 대해 이재명 시장이 청년들을 현혹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의 잠재적 경쟁자들의 상호 견제가 대변인들의 성명·논평으로 이어지며 지방선거 전초전으로 번진 양상이다.

남 지사는 지난 2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경기도의 청년통장을 사행성 포퓰리즘으로 이야기한 이 시장은 청년들에게 사과하라”고 밝혔다.

남 지사는 “여기(청년통장) 지원하는 청년들은 땀 흘려 일하는 청년, 소득이 낮은 청년들인데 이런 청년들한테 요행을 바란다고 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해선 안 되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이건 사이다 발언이 아닌 청년들에 대한 모욕성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 지사는 “어느 누구도 자산형성을 위한 ‘통장’을 두고 사행성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며 “저한테까지 사과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청년들에게는 사과하셔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시장은 지난 9일 같은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청년통장 대상이 경기도의 300만∼400만 청년 중에서 최대로 해봐야 4천∼5천명 밖에 안된다”며 “1천명의1∼2명 정도 뽑아서 5천만원 씩의 혜택을 주겠다는 것인데. 제가 보기에는 이것이야말로 사행성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 시장은 “복지정책는 세금을 내는 국민 상당수가 혜택을 보게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의 사과 요구에 성남시 대변인은 곧바로 성명을 내 “‘착각’이 아니며 ‘왜곡’”이라고 맞받았다.

성명은 “이 시장이 청년통장 사업을 비판한 사실이 없고 ‘청년 1억 연금(통장)’에 대해 비판했다”며 “1억이라는 숫자로 청년을 현혹하는 1억 연금은 사행성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 남 지사는 청년통장과 청년 1억 연금이라는 자신의 정책을 착각한 것이 아니라면 ‘공격을 위한 왜곡’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발표해 “인터뷰 청취자라면 모두가 이해했을 사실관계를 이 시장만 다르게 왜곡한 것이다. 착각은 자유지만 왜곡은 불의”라고 받아쳤다.

논평은 “정책에 대한 찬반 토론은 언제든 환영한다. 그러나 땀 흘려 일하는 청년들과 척박한 환경에서도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중소기업을 ‘요행을 바라는 집단’으로 비하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청년통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인 가운데 청년 통장에 대한 관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일하는 청년통장의 마감 예정일이었던 지난 22일에는 마감 시간인 저녁 6시가 가까워오면서 신청자가 3만명 넘게 접속해 신청사이트의 일시 접속이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청년통장 검색어가 주요 포털사이트 1~2위를 차지하는 등 누리꾼들의 폭발적 관심을 받았으며 22일 오전 9시 경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른 청년통장은 오후 2시까지 5시간 넘게 검색순위 1위를 유지했으며, 경기도 청년통장은 검색어 2위에 올랐다.

이같이 청년 통장에 관심이 집중됨에 따르 도는 경기도 일하는 청년통장 신청 마감일을 당초 22일 저녁 6시에서 25일 저녁 6시로 연장하도록 조치했다.

한편 경기도가 지난해 5월부터 시행 중인 ‘일하는 청년통장’은 참여자가 매월 10만원을 저축하면서 3년간 일자리를 유지하면 도 지원금, 이자 등을 합쳐 1천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청년연금’은 도내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근로자가 10년 이상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면 도도 동일한 금액을 지원, 퇴직연금을 포함해 최대 1억원의 자산을 형성하도록 돕는 사업으로 내년 시행 예정이다.

문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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