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13 인천 지방선거는 각 정당의 명운이 걸려있는 중요한 선거다.

정권 교체 이후 치러지는 첫 선거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다음 총선에 영향을 미치며, 다음 대선의 당락도 좌우할 수 있다.

더욱이 인천은 7개 특별시·광역시·도 가운데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인구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선거에서 전략적 요충지다.

지난해 10월 기준 처음으로 300만명을 돌파했으며, 지역내총생산(GRDP) 역시 특별시·광역시·도 가운데 최고일 정도로 높은 생산성을 자랑한다.

특히 매번 선거에서 전국 선거의 척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들이 인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양당 체제로 진행되던 지난 2014년 지방선거의 틀을 깨고 다당 구도로 치러지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천타천으로 인천시장 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만 8명이고,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시장 선거 도전 의사를 밝히는 후보들이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명이 후보군으로 분류되면서 치열한 경선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역대 인천시장 당선자를 살펴보면, 송영길 전 시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수 정당에서 시장 자리를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다시 탈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자유한국당은 경선과정에서의 피로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보자 경선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상대적으로 세가 약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경우 전략적 선거를 위해 단일화 논의가 진행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뿌리가 같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단일화 가능성도 있다.

우선 대선을 승리로 이끌며 대세 정당으로 자리잡은 민주당은 ‘친문계’로 분류되는 박남춘(58) 국회의원(인천시당위원장)과 김교흥(56) 국회의장 비서실장, 민주당 민생상황실 실장을 맡고 있는 윤관석(57) 국회의원, 홍미영(61) 부평구청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홍미영 부평구청장이다.

지난 19일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많은 도움을 달라”며 사실상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인천 최초의 재선 여성구청장인 홍 구청장은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에서 빈민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 담았다.

달동네 공부방과 시민운동을 시작으로 지난 1991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 북구의회 구의원이 됐으며 시의원, 국회의원(17대 비례대표)을 거쳐 기초단체장까지 하고 있다.

박남춘 의원은 인천시장 출마에 대해 아직 명시적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지만 출마가 유력하다.

제물포고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박 의원은 해양수산부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수석을 거쳤다.

국회에서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7월부터는 민주당 최고위원까지 겸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역 밀착형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친문계’라는 타이틀이 장점이다.

박 의원은 다음 달 예정된 인천시 국정감사를 대비해 91건의 자료를 요구하는 등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 출신인 유 시장과 박 의원은 제물포고등학교와 행정고시 선후배 관계로 유 시장이 1년 선배다.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김교흥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자천타천으로 인천시장 출마가 예고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 송영길 의원과 각별한 친분이 있는 김 비서실장은 경기도 여주 출신으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제17대 인천 서구·강화갑 국회의원(당시 열린우리당)을 지냈으며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유치특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 국회방문단장, 인천시 정무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주러대사로 내정된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실장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패배한 아쉬움을 이번 지방선거에서 풀겠다는 각오다.

윤관석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는 민생상황실장을 맡는 등 당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당 간사를 하는 등 숨은 대세로 꼽히고 있다.

사실상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유정복 인천시장은 자유한국당 내에 뚜렷한 대항마가 없어 단독 후보 출마로 굳혀가는 분위기다.

유 시장은 인천 출신이면서 최연소 군수와 구청장, 3선 국회의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안전행정부 장관 등을 역임한 ‘행정의 달인’이다.

또 우리나라 인물 중 단 4명만이 가지고 있는 장관, 시·도지사, 국회의원 등 이른바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유 시장은 대학 재학 중이던 22세 때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며, 1994년 최연소로 인천 서구청장에, 1998년에는 민선 김포시장에 당선됐다.

이어 2004년부터 국회의원에 3번이나 잇따라 당선됐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인 2005년에는 비서실장에 발탁됐다.

특히 2년 만에 2조 원의 부채를 감축하는 등 인천의 재정건전화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국민의당에선 문병호(57) 전 최고위원이 안철수 당 대표의 지원 속에 내년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문 전 의원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2015년 12월 가장 먼저 추가 탈당을 선언했다.

이후 안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이자, 새정치민주연합과의 분당 국면에선 사실상 안 전 대표의 대변인격으로 활동해왔다.

지난 4·13 총선 당시에는 국민의당 후보로 인천 부평갑에서 3선에 도전했지만 불과 26표차로 낙선했다.

바른정당은 이학재(52) 인천시당위원장이, 정의당에서는 김응호(44) 부평구위원장이 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의원은 서구 구청장을 비롯해 제 18·19·20대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3선 의원이다.

송길호기자/sg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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