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연휴를 활용하여 휴가를 떠나는 여유로운 사람들이 있는 반면 추석이 끼어 있는 9~10월 기간 동안 화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여성들이 명절 때마다 겪는 불공정·불평등은 스트레스와 화병이 되어 결국 부부 간의 다툼과 이혼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매년 명절 이후 하루 평균 1000건에 달하는 가정폭력이 발생하고 지난 해 추석연휴 5일 동안 6165건의 가정폭력이 발생했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또한 재산상속 등 경제적 문제로 인해 극단적인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고 서로 상처만 주면서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진 경우도 많다.
온 가족이 모이는 만큼 가사노동의 양적 강도, 부모·형제·부부 간의 갈등 등으로 인해 없느니만 못한 명절을 보내는 가정도 많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가사일을 분담하고 무리한 부탁은 요구하지도 말며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가족애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무조건 싫다고 피하기보다 가족들이 서로 일을 분담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할 정도로 추석 명절의 풍성함과 넉넉함에 감사했다. 한가위의 가장 큰 뜻은 나눔과 배려에 있다. 며느리란 이유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현대인의 정서나 생활에 맞지 않다. 가족 모두 서로 함께 참여하고 나누면서 둥근 보름달의 풍요로움을 서로에게 기원하는 시간이 된다면 한가위 연휴 기간이 귀찮고 스트레스 받는 날만은 아닐 것이다. 긴 연휴로 인해 귀성객이 분산되면서 다행히 아직까지 고속도로 상황은 여유로운 편이다. 내수 진작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한가위 대명절이 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