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의 배구를 보여주겠다.”

김철수(47) 수원 한국전력 감독의 목표는 명료했다. 그는 “이제 우리도 우승할 때가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출발은 좋다.

한전은 지난달 23일 끝난 2017 천안·넵스컵 결승에서 우리카드를 꺾고 2연패를 달성했다. 컵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한 남자팀은 한전이 유일하다.

김 감독은 “훈련성과가 어느 정도 나타난 것 같아 만족스럽지만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시선은 2주 앞으로 다가온 정규리그로 향해 있다. 김 감독은 “모의고사를 잘 본 느낌이다. 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만큼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2016~2017시즌까지 수석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한 김 감독은 지난 4월 신영철 감독의 뒤를 이어 사령탑에 올랐다. 선수와 코치 생활을 통틀어 20년 넘게 한전에 몸담고 있는 그는 “감독은 부담되는 자리지만 내 가치를 보여줄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한전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일찍 ‘봄배구’를 마감했다.

감독이 되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가장 강조한 건 체력의 중요성이다. 지난여름에는 해외전지훈련 대신 처음으로 지리산에서 고강도 체력훈련을 소화했다고 한다. 비 내리는 날에도 천왕봉에 오르는 강행군을 할 정도로 체력 향상에 중점을 뒀다.

그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주축 선수들의 체력이 다소 아쉬웠다”면서 “시즌이 끝날 때까지 탄탄한 전력을 유지하려면 체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업 자원의 성장은 고무적이다.

김 감독은 “작년에는 주전과 백업 선수들의 기량 차이로 어려움을 겪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코트에 들어가도 제몫을 해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새 외국인 선수 펠리페를 향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브라질 국가대표를 지낸 펠리페는 전광인, 서재덕과 막강 삼각 편대를 이뤄 컵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김 감독은 “연습 때보다 실전에 강한 스타일이다. 팀에 빠르게 융화된 만큼 앞으로 더 놀라운 폭발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어느 팀보다 선수들의 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매 경기를 결승이라는 생각으로 치르면 지난해보다 더 높은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사진=김금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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