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에 미용설비 전달… 미용전문봉사단 운영 목표

“미용 봉사는 타인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되찾게 해주는 특별한 힘이 있어요. 보다 많은 미용인들과 소외이웃을 위한 미용전문봉사단을 운영하는 게 저의 꿈입니다.”

용인시 김량장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박소은(37) 헤어메디 대표는 지역에서 소문난 봉사자다.

박씨의 미용실 카운터에는 이색 기부함이 있다. 기부함에는 “앞머리 커트를 하신 분들은 미용비를 이곳에 넣어주세요”라고 쓰여 있다. 박씨의 미용실에서 앞머리 커트를 하는 고객은 자동적으로 나눔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기부함에 모인 금액은 박씨의 개인 후원금과 함께 3개월에 한번씩 ‘반딧불이 문화학교’에 전달된다. 장애우와 비장애인들이 함께 다양한 문화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박씨는 “미용인들은 견습생 시절에 기술 훈련을 위해서 봉사에 참여하는 기회가 많다”며 “2014년에 크리스토퍼 리더십 교육을 3개월 받으면서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노력하면서 사회를 돌아보는 넓은 시각을 가진 분들을 여럿 만난게 봉사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습관처럼 하던 봉사가 사회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 매월 첫째 토요일을 봉사의 날로 정했다. 백암면에 있는 미혼모 보호시설에서 2년간 매월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박씨는 주변의 몇몇 지인과 함께 미용전문봉사단을 꾸렸다.

그러나 힘을 합쳐서 봉사하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하고 추진했던 봉사단이 여러 사람의 일정을 맞추고 의견을 모으는 일이 어려워 얼마되지 않아 해체됐다.

하지만 박씨는 그 경험을 통해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고 파마나 염색을 할 수 있는 미용보조대 등 미용설비를 복지시설에 후원하고 있다.

커트 머리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의 머리모양을 만들어주려면 미용가위와 가운 외에 설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머리 커트 고객들의 미용료를 모아 미용 설비를 확보해 기부하자는 아이디어가 생긴 것이다.

박씨는 늦깍이 미용인이기 때문에 미용봉사에 더욱 열정이 생겼다고 말한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 졸업 후 회사에 근무하며 평범한 생활을 하다가 미용 분야에 도전하고자 용기를 내 자격증 취득, 견습 시절 등을 거쳐 자신의 미용실을 오픈했다. 그는 용인대 뷰티케어학과에 입학해 주경야독하며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쌓고 있다.

박씨는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미용봉사는 소외 이웃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특별한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오늘도 박씨는 각종 스타일링과 피부관리 등 토탈 뷰티케어 재능을 가지고 봉사에 나서는 미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정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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