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 V리그 시즌 개막을 알리는 미디어데이에서 두 명의 여성 지도자가 사령탑으로 출사표를 올렸다.

여자프로배구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다.

4시즌째 인천 흥국생명을 이끄는 박미희(54) 감독과 새롭게 수원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은 이도희(49) 감독은 11일 서울시 강남구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박 감독은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에 이은 사상 두 번째 여자 프로배구 여성 사령탑이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면서 ‘장수 사령탑’ 대열에 진입했다.

이도희 감독은 박 감독에 이어 세 번째 여자 프로배구 여성 사령탑이 됐다. 2명의 여성 감독이 동시에 리그를 치르는 건, 처음이다.

두 사령탑은 현역 시절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고, 방송 해설자로 코트 밖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배구를 본 공통점도 있다.

서로 아끼는 선후배이기도 하다.

이도희 감독은 사령탑에 선임되자마자 박미희 감독에게 전화를 해 “선배 덕에 나도 감독이 됐다”고 인사했다. 박미희 감독은 여성 후배의 사령탑 선임을 제 일처럼 기뻐했다.

선후배가 아닌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난 미디어데이에서 둘은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경쟁의식’ 또한 드러냈다.

박 감독은 “이도희 감독은 존경하는 후배다. 그동안 지도자 준비를 충실하게 한것 같다.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이도희 감독도 다른 5개 팀 감독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고 경쟁자로서 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도희 감독은 “박 감독님을 존경한다. 신임 감독인 내가 감히 ‘여성 지도자 맞대결’을 의식할 수는 없다”며 “박미희 감독님이 걸어간 길을 잘 따라서 여성 지도자가 좀 더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 감독과 이 감독은 “여성 감독이 늘어야 지금 배구를 하는 후배들의 길이 더 열린다”는 ‘동일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다.

두 여성 감독의 등장은 V리그 여자부 흥행 요소이기도 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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