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이라고 하면 주변에서 굉장히 권위적이고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줄로 오해들을 하는데 이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의정부 재개발 지구 중 하나인 장암생활권 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이끌고 있는 장유상(44) 조합장의 말이다.

장 조합장이 12일 인터뷰에서 강조한 것은 혁신과 소통이었다. 평 조합원으로 시작해 조합장으로 당선된 만큼 조합원들과 의견교환을 활발히 하고 문턱이 낮은 조합사무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투명하고 비권위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명절때 협력업체들과의 선물관행부터 없애고 이전 조합이 받던 급여에서 100만 원을 낮췄다. 가지고 다니던 세단도 경차로 바꿨다.

평범치 않은 인생을 살아온 장 조합장은 전자공학을 전공해 LG전자에 입사했지만 자신이 즐길 수 있는 배우생활로 노선을 변경했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8년 정도 영화, 연극, 뮤지컬 등을 했고 생계를 위해 아동복 장사를 병행했다.

하지만 이후 부동산을 운영하던 부친의 건강이 안좋아지면서 부동산일을 4년 동안 맡게 됐다. 이후 이벤트 회사, 바, 편의점을 운영하다가 현재에 이르렀고 대리운전, 막노동 등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그런 그가 조합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순전히 ‘모두가 잘 됐으면’ 하는 소망 때문이었다.

장 조합장은 “전임 조합시절, 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며 “관리처분 받은 것을 보니 빌라를 소유주가 34평형 아파트를 신청했을때 추가분담금이 2억3천만 원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경우 재개발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비 비교분석을 해봤더니 주민들에게 좀 더 이익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본격적으로 움직여 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해 조합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들의 기준을 기초수급자로 정했다. 장 조합장은 “조합원들 중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며 “기초수급자가 아파트에 편하게 들어갈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편하게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암 1구역은 현재 기존 시공사 해지통보 후 새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공고를 낸 상태다. 장 조합장은 오는 12월 초 시공사를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사업시행 변경인가, 관리처분을 진행한 후 내년 이맘때 쯤 이주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하루이틀 살 아파트를 원하는게 아니고 견고하고 평생 살 수 있는 곳을 원한다”며 “어른과 아이와 노인이 같이 사는, 주민공동시설을 많이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좋은 아파트를 만들어 재개발 임무를 완수한 후에는 다시 연기 생활을 하고 싶다는 장 조합장의 꿈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서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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