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인트라넷인 국방망을 해킹해 A4용지로 1천500만여 쪽 분량인 235기가바이트(GB)의 군사기밀을 빼내고, 미국 영화사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북한의 해킹 실력이 세계 7위권 이내라고 미국 언론이 진단했다.

 미 인터넷 매체 '복스(vox)는 13일(현지시간) "북한은 다른 나라의 정보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는 사이버 능력을 갖춘 7개국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북한과 함께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이란, 프랑스를 7개국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 중 가장 경제 규모가 작은 북한이 뛰어난 사이버 능력을 갖춘 것은 북한 당국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경제 구조와 '사이버 해킹 절도'에서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복스는 "중앙정부가 물건과 서비스의 분배를 포함한 경제의 모든 부분을 관리하기 때문에 북한이 외국의 엄격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만큼의 자원을 핵이나 사이버 등 군사프로그램에 제공하는 게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사이버 해킹 절도를 통해서도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기술정책국 윌리엄 카터 부국장은 "북한과 잘 조직된 범죄집단 간에는 놀라울 정도로 공통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북한은 가짜 지급 요청서를 스위스 은행 네트워크에 보낸 후 몇백만 달러를 방글라데시와 필리핀, 베트남, 에콰도르 등 북한 정부가 관리하는 계좌가 있는 은행으로 이전해 출금하는 등 매우 고도의 사기를 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연방은 지난해 비슷한 수법으로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계좌에서 8천100만 달러(약 900억 원)를 훔쳐간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바 있다.

 리처드 래짓 미 국가안보국(NSA) 부국장은 지난 3월 시민단체 아스펜연구소 주최로 열린 사이버 범죄 토론회에 참석해 "방글라데시 은행 해킹 사건의 배후는 북한일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 절도 행위가 북한의 국가적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복스는 "당신의 해커들이 그만큼의 돈을 벌어온다면, 그들에게 월급을 주는 일은 쉽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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