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인문학/박영순/인물과사상사/368페이지



인류가 커피를 언제 마셨는지부터 시작해 인류와 커피의 역사는 매우 오랜 시간 함께해왔다. 커피는 수행용 음료이기도 했다가, 기호식품이 되기도 했다. 커피의 위상도 긴 시간동안 여러차례 변화했다. 종교인들의 음료이기도 했다가 왕족과 귀족의 음료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대중으로 퍼진 커피는 사교 목적의 음료로 변화해 토론의 장을 펼치는 매개체가 되기도 했다. 오늘날의 ‘카페’가 유럽에서 커피와 담배를 놓고 대화와 토론을 벌이던 사교의 장이 모태가 돼 탄생했다는 것은 꽤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그 카페는 인류의 이념 판도를 크게 바꾼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커피의 역사가 찬란한 부분만 가진 것은 아니다. 커피의 재배를 위해 수많은 흑인 노예들이 유럽과 아메리카 등지로 끌려가 희생되기도 했으며, 아프리카 대륙 역시 커피농장으로 인해 수많은 흑인들이 혹사를 당했다.

커피의 이면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를 포함한 커피재배 국가들은 여전히 나쁜 노동여건 속에 시달리며 글로벌 커피 기업에게 착취당하고 있다. 그렇게 커피는 긴 시간 인류와 함께 해오며 빛과 암을 동시에 선사해오고 있다.

커피인문학은 커피에 대한 교양과 상식의 전달 ▶ 커피가 가져다 주는 기쁨 배가시키기 위한 이야기소재 제공 ▶ 커피를 통해 매사 자신의 삶을 비추어보는 습관 함양 등을 위해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은 커피를 이야기하지만, 구절구절 우리 인간의 삶이 비춰지도록 노력한다. 커피는 단지 그에 대한 도구일 뿐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커피가 예멘, 에티오피아에서부터 이슬람국가, 유럽 등을 거치면서 일으켰던 풍파를 추적한다. 커피로 인한 에덴동산 추방을 비롯해 미국독립혁명, 프랑스혁명 등이 그것이다. 2장에서는 한국의 커피 역사를 살펴본다. 커피에 얽힌 우리나라의 역사를 소개함과 동시에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다. 3장은 커피에 취미를 붙이고자 하는 독자를 대상으로 한 내용을 풀었다. 마지막 4장은 커피 애호가라면 진정 관심을 가져야 할 커피 산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 책은 독자에게 한 잔의 커피에 담긴 교양과 교훈을 동시에 선사할 것이다.

황호영기자/alex17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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