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무상수리를 통해 소외된 이웃들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평 남짓한 공간에 각종 컴퓨터 부품들과 드라이버 공구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이영선(61)인천장애인미디어인권협회 인천시협회장이 올해 1월 지역 장애인들과 저소득층 가구의 컴퓨터 수리를 위해 사비로 마련한 작업실이다.

인천시는 관공서와 기업체, 학교 등에서 사용하지 않은 중고 컴퓨터를 정보화 취약계층인 장애인들과 저소득층 가구에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보급 후 컴퓨터 수리 등 사후 관리가 없고, 오래되다보니 고장이 자주나 불편을 겪고 있다.

그는 이러한 현실을 알고 난 뒤 부터 컴퓨터 무상수리를 도맡아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 컴퓨터 내부 부품들이 오래되서 소프트웨어적인 문제보다 하드웨어적인 문제가 많아 사실상 얼마 사용하지 못하고 고장나는 경우가 많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컴퓨터의 소프트웨어 문제는 프로그램 복원으로 무상 수리해주고 있다. 부품 교체는 비용 문제로 무상 수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서울 용산 전자상가 등 발품을 팔아 직접 제공하고 있다. 기존 가격보다 20% 싼 가격이다. 한달 평균 50~60건을 수리하고 있다.

그는 컴퓨터 수리 기술를 독학했다. 지금은 아마추어 기술자가 됐다.

그는 “처음 무상수리를 시작할 때는 도와주는 인력이 있었지만, 없어지면서 혼자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남구 신기시장에서 뻥튀기 장사를 10여년간 했다. 컴퓨터 수리와는 거리가 있었다. 남구지역 경로당 20곳에 뻥튀기 무료 보급과, 무료 급식, 말벗 봉사를 해왔다.

그러다 지난 2014년 뇌출혈로 쓰러졌다. 건강을 회복한 뒤, 그가 운영하는 단체는 와해되다 시피했지만 봉사를 멈추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라온 성장배경이 봉사를 지속하는 이유다.

그는 어릴적 척추결핵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척추장애를 앓고 있다. 장애2등급 판정을 받았다.

그는 “국민학교 밖에 나오지 못해 배움도 없지만, 가난을 상속하는, 세습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는 누군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그의 봉사는 올해 끝이 난다. 그가 운영하는 단체도 마지막이다. 건강과 경제적 문제로 더이상 봉사가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외부 후원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오랜기간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를 해온 것이 행복한 일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소외된 이웃에 관심을 가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정용기자/regenbogen0@joongb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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