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천여t 공급되는 광교저수지, 독석 배출하는 유해남조류 측정

▲ 16일 오후 초여름에 많이 발생하는 녹조가 이상현상으로 광교저수지에 발생해 저수지의 담수가 녹색물감을 풀어 놓은 듯 푸르게 변해 있다. 노민규기자
“여름철도 아닌데 이렇게 녹조가 심한 건 처음이에요. 우리가 먹는 물이니까 걱정이 되죠.”

광교저수지 인근에 거주하는 조(47)모씨는 초록빛으로 짙게 물든 광교저수지를 바라보며 우려를 표했다.

식수 등으로 사용되는 광교저수지에 때 아닌 녹조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수원시가 수수방관으로 대응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유해 남조류가 ‘관심’ 단계 기준을 훌쩍 넘어선 데다 녹조 색소 물질이 현재까지 측정됨에도 불구하고 조류경보 기준에 미치지 않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서다.

16일 수원시에 따르면 일평균 2천500여 톤의 광교저수지 물이 정수장을 통해 수원시민의 식수 등 상수로 매일 공급되고 있다.

본래 유사시 비상취수 목적으로 관리되지만 팔당호에서 끌어오는 물과 함께 광교정수장을 거쳐 수원시에 공급되는 총 4만5천여 톤의 상수를 보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측정된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유해 남조류 세포수가 기준치를 훌쩍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광교저수지 물이 관내 상수로 공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수원시가 광교저수지 물을 채수해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4일 유해 남조류 세포수가 ml당 총 1천600개, 같은 달 11일 세포수는 920개로 측정됐다.

또 녹조 색소 성분을 지닌 클로로필-a 물질은 4일 42.3, 11일 41.1을 나타낸 데 이어 이달 10일까지 22.4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는 기준치를 초과한 세포수가 2회 연속 측정돼야 경보를 발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기준치에 1.6배에 달하는 유해 남조류가 측정된 데다 현재까지 녹조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아무런 수질오염 대응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환경생태학을 전공한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기준치 미달을 이유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면 당시 유해 남조류가 배출했을 독성물질은 어떻게 된 것인지 의문”이라며 “상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기준치를 단계적으로 나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일부 정체되는 남조류와 일조량의 영향으로 녹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10월달 들어서는 유해 남조류가 측정되지 않지만 미미한 독소를 지닌 다른 남조류가 남아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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