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먹고 살아야…" vs "지나친 이기주의"

▲ 선주상인연합조합 등 상인 280여명이 논현동 해오름공원에 개설한 임시어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주민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우리도 생계가 걸린 문제라...”

16일 오전 11시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해오름공원.

상인 280여명이 임시어시장 문을 열고 본격적인 장사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지난달 25일 선주상인연합조합 등 소래포구 상인들이 해오름공원에 임시어시장을 기습적으로 개설한 이후 21일 만이다.

인근 에코메트로아파트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어시장 상인들은 굳은 표정 속에서도 장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 A씨는 “지난 3월 소래포구 어시장이 불에 타면서 장사를 못한지 6개월이 됐다”며 “더 이상은 장사를 미룰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일부 상인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상인 B씨는 “우리도 안 된다는 것은 들었지만 그러면 현대화사업 기간 동안 우리들은 어쩌란 말이냐”며 “우리도 살아야 하지 않겠나, 아파트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장사할테니 조금만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남동구청이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 철거를 진행하더라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남동구는 임시어시장을 강행한 선주상인연합조합 등 상인대표 4명을 지난달 말 경찰에 고발했다.

에코메트로아파트 주민들도 남동구청장과 상인대표 등을 인천지검에 고발하는 등 임시어시장을 둘러싼 논란은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주민들은 상인들의 안면몰수 태도를 비판하며 불법적인 임시어시장 개설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최성춘 임시어시장 개설저지 비상대책위원장은 “상인들이 자신들의 생존권만 주장하며 공원에 임시어시장을 강행한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라며 “공원이 아닌 합법적인 장소에 임시어시장을 개설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구의회가 입주민 동의 없이 임시어시장을 개설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예산 140억 원을 승인했는데, 구청장과 상인들이 이를 어겼다”며 “에코메트로 4만여 세대와 시민단체, 정치권과 함께 불법적인 임시어시장을 막기 위한 투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정규기자/jeongkyu972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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