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들에게 진짜 생태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환경 교육을 실시하면서 연구자로서 더 큰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연구원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해온 송미영 경기연구원 생태환경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17일 교육기부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경기연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소속 연구원들이 자신의 전문분야에 맞는 주제를 선정해 도내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강의를 하는 교육기부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동네 하천이 건강한지 알아보고 평가하기’를 주제로 동네 하천에 대한 강의를 진행, 지난해에만 16차례 학생들을 만났다.

그는 20년 넘게 경기연구원 생태환경연구실에서 물관리 정책을 주요 분야로 삼아 연구해 온 생태 전문가다.

특성상 교실 밖 체험 기회가 제한돼 있는 중·고등학생들에게 교과서가 아닌 ‘진짜’ 생태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그러나 전문가인 송 연구원이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환경교과목 시간이나 관련 동아리시간에 강의가 이뤄져 비교적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학생들의 눈높이는 모두 제각각”이라면서 “중학생은 적절히 퀴즈와 상품을 준비해야 집중을 시킬 수 있었고, 고등학생은 진로탐색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야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프로그램 초기 이같은 시행착오는 생태환경 분야를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학생들을 만나는 건 송 선임연구위원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자 과제였다.

그는 “지금은 인터넷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현재 기성세대의 학창시절 교육환경이 비슷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면서 “시대는 발전했지만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교육환경, 지식수준을 보며 연구자로서의 사명감을 더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무작정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쉬운’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학년별 난이도를 설정해 그에 맞는 강의자료를 활용하는 쪽을 택했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의 경우 학생들이 교과목과 연계해 직접 교실 밖에서 체험해 보는 기회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면서 “그 대안으로 경기연과 같은 공공기관 소속 전문가들이 학생들에게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교육환경 개선은 물론, 학생들의 지식수준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정인기자/ji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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