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불가한 GB·도립공원 내 사유지 분할매입한 농업법인
중장비 동원 무단으로 파헤쳐… 산 하나규모 통째로 불법 훼손

▲ 남한산성의 산림 수만㎡가 한 농업법인에 의해 불법 훼손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후 광주시 남한산성면 엄미리의 야산 일부분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다. 노민규기자
최근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남한산성’의 배경인 광주 남한산성이 한 농업법인에 의해 산림 수만여 ㎡가 불법 훼손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17일 광주 남한산성면사무소와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등에 따르면 H주식회사와 S주식회사, 그리고 개인 1명이 지난 2월과 8월 광주시 남한산성면 엄미리 502번지 7필지를 분할 매입했다.

이후 H주식회사는 추석연휴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통행로를 확보하고 해당 일원 산림 4만2천여㎡(1만2천평)를 무단으로 훼손했다.

해당 지역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면서 남한산성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사유지이지만 현행법에 의거 사실상 개발행위가 불가능한 지역이다.

당시 불법 훼손된 면적 4만2천여㎡중 지목이 10분의1은 임야였고 나머지는 전(농지)으로 확인됐으며 실제 농사를 목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중부일보 취재진이 찾은 산림 훼손 현장은 마을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지만 마치 대규모 개발공사 현장을 방불케 했으며 산 하나가 통째로 훼손돼 있었다.

현장 진입로부터 최근 지나다닌 것으로 보이는 포크레인 바퀴 자국이 이곳저곳으로 이어져 길을 만들고 있었다.

길을 따라 올라가자 잘려진 나무들은 폐목이 돼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주변 곳곳에는 잘려나간 나무 밑동과 뿌리가 셀 수 없이 많았다. 또 파헤쳐진 산은 토석과 토사들이 집단으로 유출돼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특히 비탈져 있는 산 경사면의 경우 절개지 토사와 바위의 유실흔적이 뚜렷해 우기시 주변 일대를 추가 훼손할 우려마저 낳고 있었다.

무단으로 훼손된 해당 산림의 원상복구를 위해서는 나무 생육에 필요한 상당량의 토양 복토는 물론이고 유실된 절개지와 함께 토사 유출로 인한 산사태 등 피해 예방을 위한 배수로 정비 또한 시급해 보였다.

이와 관련, 면 관계자는 “행위자를 불러 조사한 결과, 지목이 농지라 영농의 목적으로는 허가 없이 개간이 가능한줄 알고 이같은 행위를 했다고 진술했다”면서 “현재 행위자를 비롯해 토지주 모두 고발한 상태로 행위자에게는 원상복구계획서를 받아 빠른 시일내에 복구토록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남한산성유산센터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매일 단속을 하고 있지만 산림이 훼손된 현장의 경우 인적이 드물고 마을 깊숙한 곳에 위치한 점, 또 연휴를 틈타 훼손해 단속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자연공원법에 의거해 조만간 고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백·김동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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