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 직후 화창하게 맑은 날엔 무지개를 종종 볼 수 있다. 무지개를 보면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무지개는 공중에 떠 있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햇빛이 굴절, 분광, 반사되어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인데 대기중에 미세먼지 등의 부유물이 많을수록 무지개를 보기 어렵다. 최근에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무지개가 감소하고 있다고 하니 아쉽기만 하다.

내년 6월 13일이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1인당 7표의 투표권을 행사하여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과 시‧도교육감 등 총 7명의 지역일꾼을 선발하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지개 일곱 빛깔처럼 맑고 깨끗한 이미지의 지역일꾼이 선출되어 제각기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각자의 직위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면, 미세먼지로 뒤덮인 일상에서 무지개 볼 수 있는 나날로 바뀐 것처럼 기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무지개를 맞이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국민의 일원으로서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투표’라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누구나 자격이 된다면 직접정치에 참여할 길이 열려있고, 선거의 4대원칙에 입각하여 그들에 대해 투표할 기회가 만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다. 이 같은 기회와 과정을 통해 다수결의 원리에 따른 결과로 선출되기도 하고, 책임을 지고 교체되기도 한다. 이렇다 하더라도 보통은 이런 저런 여건상 직접 정치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으니 대부분은 투표를 통해 정치에 참여한다.

하지만 선거 때 투표를 함으로써 소임을 다하였다고 생각하며 이후 정치에 대한 관심이 식어버리기도 한다. 즉, 선거철에는 누구를 뽑을것인지? 그 인물은 어떤 공약이 있는지? 소속 정당의 정책은 어떠했는지? 등에 대하여 살펴보다가 일단 뽑고 나면 그 이후는 ‘선출된 정치인들의 몫이지’ 하며 그들이 잘해줄 것이라 믿고 관심이 식는 것이다. 참정권을 행사하였으니 만약 그들이 제대로 일하지 못한다면 다음 선거때 투표로서 심판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선거 ‘결과’에 대한 정치참여만큼이나 선거 ‘과정’에 대한 참여 또한 중요하다.

투표를 통해 뽑은 지역일꾼이 제대로 일을 수행하고 있는지 감시, 감독을 하고, 민원, 문의 등의 방법으로 계속하여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역정치인의 홈페이지 블로그 등에서 국회 또는 지역의회에서의 의정활동을 알 수 있고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직접 소통하는 것도 가능하다. 각종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기관별 홈페이지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각종 민원이나 정보공개 청구 등도 가능하다. 또한 각종 시민단체, 노동단체 등 자신의 의사와 유사한 목적을 지닌 단체를 지지 및 후원함으로써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불가피한 경우 주민소환제도를 통하여 투표로 선출한 일꾼이 직분을 다하지 못한다면 직위를 박탈하는 방법도 있으며, 지자체 주민이 조례의 제·개정 및 폐지를 요청하는 ‘주민발안’ 같은 제도 또한 참고해 볼 만하다.

이처럼 모든 국민이 꾸준히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때 정치권이나 공공기관 또한 국민의 눈과 귀가 바로 곁에서 지켜보고 있음을 인식하여 더욱더 열심히 일하지 않을까? 즉, 이런 노력들이 질 높은 책임행정을 통한 결과물로써 좋은 서비스가 되돌아올 것이며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성도 확보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비로소 선거는 “기회를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민주주의 기본가치를 온전히 실현시키게 될 것이다.


김규현 수원 영통구 선관위원회 홍보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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