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인천 남구 도화동 제물포역 뒷편에 일명 '담배골목'이라 불렸던 골목이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깨끗한 '담소거리'로 조성됐다. 김건웅기자

"담배 냄새와 바닥에 꽁초 때문에 너무 지저분했었는데 지금은 깨끗해져서 너무 좋아요."

인천 남구 도화2,3동 제물포역 뒷편에 나있는 120여m 길이의 좁은 골목, 일명 '담배골목'이 최근 민,관,경의 골목 조성 사업을 통해 '담소거리'로 탈바꿈했다.

이 골목은 제물포역과 인근 8개 중고등학교로 이어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 학생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다.

등하굣 길에 좁은 골목에 수 십여 명의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다보니 골목은 매일 엉망이 됐다.

바닥에는 담배꽁초와 지저분한 가래침 등이 엉겨붙어 치우기 조차 힘들었다는 게 주민들의 이야기다.

결국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골목 조성 사업이 지난달 22일 완료되면서 주민들과 인근 상인들은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50년째 이 골목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이후자(72,여)씨는 "수십년 동안 학생들이 담배 피우는 것 때문에 힘들었는데 골목이 달라진 이후로 경찰들도 수시로 단속나오고 하니까 학생들이 쉽게 담배를 못핀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골목 초입에서 27년째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옥영(57,여)씨는 "예전에는 말도 못할 정도로 학생들이 담배를 피워 댔는데 최근에는 정말 깨끗해진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골목의 변화는 지난 3월 인천지방경찰청장이 주관한 지역주민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시작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경찰에 담배골목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고, 관할 경찰서인 남부경찰서가 주도해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후 지난 4월부터 3차례에 걸쳐 주민과 구청, 경찰이 머리를 맞대 회의를 하며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노면 재포장과 벽화를 그리고 음성이 나오는 CCTV 2대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고, 지난달 22일 모두 정비를 마쳤다.

남부서는 칙칙했던 담배골목이 화사한 담소거리로 탈바꿈 했지만 사후 관리도 중요해 계도와 단속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경한 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 과장은 "골목 환경이 좋아졌지만 예전의 담배골목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 계도와 단속을 할 예정이다"며 "생활안전협의회, 자율방범대, 스쿨폴리스맘 등과 협의를 해 '담소거리청소년지킴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의 흡연 근절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건웅기자/kgu@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