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남동구 여전히 대립각… 서창 주민 "이전 찬성하라" 민원

인천 남동구 도림고등학교 이전을 놓고 ‘관(官)·관(官) 민(民)·민(民)’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시교육청과 남동구청이 도림고의 서창지구 이전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도 지역에 따라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시교육청과 남동구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남동구 도림동 도림고 주변 학부모 3만명과 주민 1천5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부터 도림고 이전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림고의 서창2지구 이전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시교육청의 도림고 이전 계획을 반대하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구는 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도림고 이전이 도심의 교육공동화를 초래한다며 서창2지구에 학교를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은 남촌·도림동에 거주하는 학생 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도림고를 서창2지구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전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다.

구는 또 최근 시교육청이 진행하는 설문조사 일부 문항이 이전을 유도하는 쪽으로 편중됐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학교를 옮겨야 한다는 입장인 것처럼 구청의 반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설문조사는 공정성을 위해 전문기관에 의뢰해 진행하는 만큼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도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서창지구 주민들은 도림고 이전을 찬성하는 반면 구월·남촌·도림동 일부 주민들은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서창지구 주민들은 지역에 고등학교가 없다며 도림고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 입장 주민들은 도림고 이전으로 통학거리가 늘어나는 만큼 학생들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창지구 주민들이 구청에 이전을 찬성하라는 민원을 잇따라 제기하는 등 도림고 이전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구 관계자는 “공립고등학교인 도림고를 서창2지구로 이전하면 도심 공동화현상이 생길 것”이라며 “교육기회균등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이전보다는 서창지구에 학교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규기자/jeongkyu972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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