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에 놓인 공사현장 (2)수원시 영통구 일대

▲ 17일 오후 수원 영통의 한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공사현장을 드나들며 위험에 노출된 체 작업을 하고 있다. 김금보기자
18일 오전 11시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978-11번지 공사현장 앞.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의 중대형 오피스텔이 지어지고 있었지만 4층마다 설치돼 있어야 할 낙하 방지망은 단 한개 층에만 설치돼 있었다.

이 때문에 건축 자재를 건물 위로 올리는 과정에서 떨어지는 각종 자재 부스러기가 고스란히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로 떨어졌다.

인부들의 안전불감증은 더 심각했다.

대부분의 인부들이 기본적인 안전모 조차 착용하지 않고 공사작업에 나서고 있어서다.

특히 일부 인부들은 자신의 안전 장구를 벗은채 맨손으로 건축자재를 옮기기도 했고, 일부는 건축 자재 위에 위태롭게 올라가 작업을 하는 경우도 목격됐다.

건설현장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인근을 지나던 시민 정모(29)씨는 “하루이틀이 아니라 매일 저런 모습으로 작업하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너무 위태로워 내가 다 아찔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감독자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채 이를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인근에 위치한 영통동 1109번지와 영통동 978―24번지 일원 공사현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건물 옥상에서 인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어떠한 안전장치도 하지 않은채 난간에 기댄채 자재가 올라오는 모습을 바라보는가 하며, 일부 인부들은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은채 작업에만 몰두 중이었다.

건설현장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일이 고되다 보니 잠깐 안전모를 벗고 일을 하고 있던 것 같다”며 “현장을 확인해 안전모를 꼭 쓰도록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영통지역 내 중소형 건설현장에서 기본적인 공사현장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해당 지역에서 확인된 공사장 대부분이 안전모 미착용과 현장 휀스 미설치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상태였다.

하지만 현장지도에 나서야 할 경인지방 고용노동부는 단속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이들에 대한 지도 점검에는 손을 놓고 있다.

해당 지역에만 수십개가 넘는 건설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어떻게 다 할 수 있느냐는 무책임한 변명 뿐이다.

이에 대해 수원지청 관계자는 “매일 현장에서 안전수칙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는지 확인한다”며 “다만 단속이 주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단속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백창현기자/bc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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