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체험교육을 진행하는 학교가 있다.

인천 서구 창신초등학교는 틀에 갇힌 인성교육이 아닌 세계시민으로서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교육하는 학교다.

창신초의 평화와 인권 교육은 지난해 유네스코 학교 네트워크에 가입하면서 시작됐다.

유네스코 학교는 평화와 인권, 자유와 정의와 같은 유네스코의 이념을 다양한 교육 활동을 통해 실천하는 학교들의 네트워크다.

유네스코 학교 가입은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학생들 간의 잦은 분쟁과 학교 폭력 사건 방지를 위해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다.

창신초의 교사들은 평화와 인권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배우려면 강의식 수업이나 일회성 활동보다 피부에 닿는 체험 활동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공감했다.

교사들은 고민 끝에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평화놀이’다.

평화놀이는 남북 분단의 어려움과 고통을 피부에 닿게 느껴보자는 취지에서 실시한 놀이 교육으로 4학년 5개 반을 대상 5일 동안 진행했다.

우선 끈이나 테이프로 교실공간을 반으로 집단을 둘로 나눠 왕래할 수 없도록 한다.

두 집단의 구성원들은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고, 매일 새로 뽑는 대표자만 상대편 대표자에게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마지막 날 통일 여부를 투표한다.

학생들은 분단체험 기간동안 매일 자신들의 심경변화를 기록하며, 마지막날 우리나라의 분단 상황과 비교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한다.

어떤 반은 스트레스와 답답함으로 인해 5일을 다 채우지 못하 종료하기도 했다.

처음에 흥미롭게 참여하던 학생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답답해하고 공간의 단절을 금세 느꼈다.

학생들은 평화놀이를 통해 소통이 단절된 분단 현실을 체험하고, 추상적으로 생각하던 ‘통일’ 문제를 구체적으로 체험하게 됐다.

창신초는 고학년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평화와 인권에 대해 알아가게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유네스코와 함께 평화와 인권을 주제로 진행하는 사진 콘테스트가 대표적이다.

사진콘테스트는 5학년 학생들이 2명씩 짝을 지어 주제가 잘 드러나게 다양한 사진을 찍고 학교 복도에서 사진 전시회를 연다.

평가는 6학년 학생들의 투표로 순위를 결정해 시상한다.

학생 스스로 콘테스트에 출품할 사진을 준비하며, 또 사진을 평가하며 평화와 인권이라는 가치를 고민하게 된다.

김성화 교사는 “창신초의 세계시민교육은 이름은 거창하지만 교실 속 작은 체험과 실천을 통해 학생 스스로가 평화와 인권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수업이다”며 “작은 사회라고 불리는 교실에서 평화와 인권을 품은 학생들이 자라나 세계시민이라는 큰 나무로 성장하리라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허좋은기자/hgood@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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