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봉사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16년째 안양 중앙시장 내 순대국집 골목에서 환경사랑의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석천(57) 소장은 19일 오랜 봉사활동의 계기를 설명했다.

전남 목포가 고향인 김 소장은 중학교 졸업후 일자리를 찾아 안양으로 이주해 초창기 개미회를 구성해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안양 중앙시장 입구 S약국 앞에서 구두수선점을 운영하면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치유받지 못할 상처가 하나 있다. 1995년 장애1급이었던 아들이 당시 15세의 꽃다운 나이로 숨진 뒤 “새로운 삶을 살고 싶었다”고 한다.

아들을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김 소장은 방황하던 중 당시 안양공고 오거리 복개천 위 컨테이너 박스에서 노인들에게 밥을 나눠주는 무료급식소를 목격했다.

어려운 형편의 노인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것을 보고 그는 후원자를 자청했다.

급식소를 운영하던 전임 박모 회장을 돕다가 박 회장이 몸이 불편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17년 전부터 김 소장이 급식소 운영을 도맡게 됐다.

김 소장은 급식 장소가 경매에 넘어가는 등 어려운 상황이 많았지만 굳건히 급식소를 지켜냈다. 지금의 급식소 장소는 3번 이주끝에 마련한 곳이다.

환경사랑의 급식소는 매일 오전 8시30분 문을 연다. 식사시간은 아니지만 외로운 노인들이 식사 전 함께 모여 서로 안부를 물으며 새로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만 70세부터 이용이 가능한 급식소는 오전 11시 10분 100명, 11시 40분 100명 등 2차례로 나눠 급식한다.

또한 화·수요일은 노래교실이 진행되는데 각각 200명의 노인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토요일에는 실버대학도 운영해 150명이 참여하고 있다.

어려울 때마다 급식소 운영을 그만 접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김 소장은 급식소를 찾는 노인들을 대할 때마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더욱 열심히 운영하고 있다.

김 소장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서로 어울릴 만한 장소가 없어 홀로 집에서 무료하게 일상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많다”며 “이곳을 찾아오는 어르신들은 식사 뿐만 아니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모두가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며 “급식비는 지원되지만 장소를 운영하기 위한 예산이 항상 부족해 후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현기자/face00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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