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8회 초 1사 1루 두산 오재일이 2점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일이 신들린 듯한 홈런 4방으로 벼랑 끝 NC 다이노스를 밀어내고 팀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안겼다.

오재일은 21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4차전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4안타(4홈런) 2볼넷 9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6타석에서 모두 출루했고, 안타는 모두 홈런이었다.

오재일의 맹타에 두산은 14-5로 대승, PO 3승째의 퍼즐을 맞추고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오재일은 이날 경기뿐 아니라 플레이오프 내내 맹타를 휘둘렀다.

PO 1∼4차전에서 타율 0.600(15타수 9안타) 5홈런 12타점 5볼넷 8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활약 덕에 PO 최우수선수(MVP) 영예도 안았다. 기자단 투표 33표 중 28표를 받아 함덕주(13표), 김재환(2표), 민병헌(1표)을 제치고 플레이오프 MVP를 거머쥐었다.

오재일은 포스트시즌 역사도 새로 썼다.

4홈런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이다. 앞서 30명의 타자가 포스트시즌에서 2홈런으로 한 경기 최다 홈런 타이를 이뤘지만 3홈런의 벽은 오재일이 처음 깨트렸고 내친김에 한 경기 홈런 4방을 날렸다.

9타점도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이다. 지난 18일 동료 김재환이 세운 7타점이 기존 타이기록이었다.

그는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루타(16루타) 신기록도 세웠다. 기존 11루타(두산 안경현)를 훌쩍 뛰어넘었다.

홈런왕으로 이름을 남기고 은퇴한 이승엽의 기록도 뛰어넘었다. 플레이오프 5홈런은 기존 이승엽이 1999년에 세운 4홈런을 넘어선다.

NC로서는 실낱같은 희망을 끊은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 패배는 곧 가을야구 마감을 뜻했다.

하지만 그는 대포를 무려 4방이나 터트리며 NC의 마지막 기대를 무너뜨렸다.

그는 0-1로 밀리던 3회 초 2사 1, 2루에서 NC 선발투수 정수민의 초구 시속 132㎞ 포크볼을 잡아당겨 역전 3점포를 날렸다.

이 홈런은 오른쪽 외야 파울대 최상단 안쪽으로 살짝 들어왔다. 김경문 NC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단숨에 두산으로 분위기가 넘어왔다.

하지만 5회 말에는 4-4 동점이 됐다. NC가 5회 말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을 흔들어 3점을 뽑아낸 것이다.

NC 분위기가 다시 달아올랐다.

하지만 오재일이 다시 승기를 두산 쪽으로 끌고 왔다.

6회 초 2사 1, 2루에서 이민호의 시속 136㎞ 포크볼을 우중간 담장 뒤로 넘겨버렸다.

또 한 번 3점포가 터지면서 두산이 다시 7-4로 앞섰다.

오재일의 화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8-5로 앞선 8회 초 1사 1루에서 또 홈런을 발사했다. 이번에는 김진성의 초구인 시속 139㎞ 직구를 가운데 담장으로 날려버렸다.

마지막 타석도 화려했다. 오재일은 9회 초 NC 마무리 임창민을 상대로 또 한 번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포스트시즌 최초의 3연타석 홈런이다.

경기 뒤 만난 그는 "네 번째 홈런을 치고 난 뒤에는 나도 놀랐다. '어이가 없다'라는 생각마저 했다"며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이 '너 대체 왜 그러냐'라고 말하더라"며 짜릿한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PS 한 경기 최다 홈런(4개), 타점(9개) 기록에 대한 애착은 아직 생기지 않았다.

그는 "언젠가는 기록이 깨지지 않겠나. 기록이 깨져도 괜찮다"고 했다.

사실 오재일의 머릿속에는 '한국시리즈'에 대한 생각이 가득하다.

두산은 2015년과 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는 2015년 5타수 무안타, 2016년 17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는 "오늘 가장 기쁜 건, 팀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것"이라고 했다.

오재일은 PO 마지막 경기에서 화력을 정비하며 KIA 타이거즈와 2017년 한국시리즈 맹활약을 예고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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