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의원 공개… 명예훼손 고소, 이재명 시장·시의회 갈등 격화

23일부터 열리는 성남시의회 임시회에서 네 차례나 무산됐던 고교 무상교복 지원 예산이 통과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교 무상교복 지원 예산안을 놓고 고소전이 시작되는 등 성남시와 시의회 야당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고, 지역 학부모연대와 학부모네트워크협의회 등은 예산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와 기자회견을 잇따라 여는 등 시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22일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재명 성남시장이 고교 무상교복 예산 책정에 반대한 의원들의 명단을 SNS에 공개한 것과 관련, 이기인(바른정당) 시의원은 지난 20일 이 시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기인 의원은 “시 정책을 함께 조율해 나갈 대화 주체인 시의원을 허위사실까지 유포하며 공개 비난했다”며 “반대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거나 조율할 생각 없이 ‘반대한 의원을 처절히 짓밟아 달라’는 식의 인민재판으로 공개 비난한 것은 우리 사회가 뿌리 뽑아야 할 구태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이 시장은 ‘문제 될 것이 없다’며 고교 무상교복 예산에 반대한 의원 8명의 명단을 한번 더 SNS에 공개하며 맞섰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주권자의 위임투표(선거)는 비밀이 원칙이지만, 위임받은 대리인의 정치활동은 공개가 원칙(책임정치)”이라며 반대 사실 공개가 조리돌림이라는 이 의원의 주장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시의 역점 사업인 고교 무상교복 예산안은 오는 23~30일 열리는 시의회 제233회 임시회에 다섯 번째 제출됐다. 시의 역점 사업인 고교 무상교복 사업비 29억890만 원을 담은 제5회 추경안은 이번 추경의 요인이 됐다.

이런 가운데 고교 무상교복 실현을 위한 학부모연대는 지난 17일부터 분당선 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고교 무상교복 사업비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성남시 초·중·고 학부모네트워크 협의회도 23일 오전 10시30분 시의회 1층 광장에서 고교 무상교복 예산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처럼 고교 무상교복 지원사업 시행 여부를 놓고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의회 심의 과정과 처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성기자/sd191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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