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31)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8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지은희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LPGA 투어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지은희는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6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2008년 웨그먼스 LPGA에서 처음 우승한 지은희는 2009년 7월 US오픈 이후 8년 3개월 만에 투어 통산 3승째를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33만 달러(약 3억7천만원)다. 이번 지은희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LPGA 투어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합작한 시즌 최다승은 올해와 2015년의 15승이다. 3라운드까지 6타 차로 넉넉히 앞서 일찌감치 우승을 예감한 지은희는 이날 보기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치며 이렇다 할 위기 한 번 없이 8년 만에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리디아 고가 마지막 2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그나마 간격을 좁힌 것이 6타차로 끝났을 정도로 싱거운 승부가 됐다.

경기는 지은희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흘렀지만, 지은희로서는 감격스러운 우승이었다.

2007년 국내 투어에서 대상 포인트와 상금 2위에 오르며 신지애(29), 안선주(30)와 함께 국내 투어 ‘빅3’로 불린 지은희는 2008년 LPGA에 뛰어들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1승씩 거두며 투어에 순조롭게 안착하는 듯했다.

그러나 2010년 스윙 교정 이후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렇다고 아주 부진한 것도 아니었다. 상금 랭킹은 2010년부터 꾸준히 30∼40위권을 오르내리며 투어 카드를 유지했다.

2015년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아쉬운 우승 기회를 놓쳤던 지은희는 결국 대만에서 기어이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대만을 ‘약속의 땅’으로 만들었다.

세계 랭킹 1위 유소연(27)은 7언더파 281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이미 올해 신인왕으로 확정된 박성현(24)은 5오버파 293타, 공동 42위로 대회를 마쳤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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