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시설 운영지침 있으나마나
싸운 이력있거나 맹견 출입제한… 기존 공원관리자, 종 구별 못해
"전문인력 별도 배치 시급"

“전문가가 와서 관리해주면 매우 좋죠. 안그래도 맨날 얘(반려견)가 누굴 물거나 할까봐 걱정되는데...”

23일 오후 2시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 위치한 한 반려견 놀이터.

놀이터 출입구에는 동물등록을 한 반려견과 만 13세 이상의 이용자(13세 미만 어린이는 성인보호자와 함께 입장 가능)만 입장을 할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몇가지 금지 사항이 담긴 팻말이 붙어있었다.

그러나 현재 반려견 놀이터에 입장이 불가능한 반려견이나 입마개 착용 후 입장가능한 반려견 등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놀이터를 관리하는 관계자는 “관리지침에는 명시돼있다. 그러나 우리가 전문가도 아니고 개를 보고 바로 어떤 견종인지 알 수 없는 만큼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따로 사진을 찾아 추가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펜스로 둘러쌓인 놀이터 안으로 들어서자 닥스훈트, 푸들, 말티즈 등 반려견 여러마리가 주인과 함께 뛰어 놀고 있었다.

놀이터를 자주 찾는다고 밝힌 김모(63)씨는 “별도 출입이 제한된 견종은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대형견이 입마개를 하고 놀이터에 들어온 것도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반려견 물림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반려견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반려견 놀이터에 대한 안전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수원, 고양, 용인, 성남, 부천시 등에서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 12곳이 있으며, 현재 4곳이 더 추가될 예정이다.

이들은 도에서 내려온 반려견 놀이터 운영지침에 따라 동물등록을 한 반려견만 대상으로 놀이터를 이용토록 하고 있다.

다만, 안전사고 위험에 대비해 동물보호법상 맹견으로 분류되는 종은 놀이터 출입이 제한되며, 진도견·허스키견·시바견 등 일부 대형견과 관리자가 위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견이 싸운 이력이 있는 경우 입마개를 하고 놀이터에 입장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반려견 놀이터를 관리하는 인력 대부분이 전문가가 아닌 일반 공원관리사라 견종 구분 등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기존 공원 관리자가 놀이터 관리도 맡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들이 견종 구분 등을 할 수 있도록 안내교육 등을 하려하곤 있다”고 말했다.

싸운 이력이 있는 견종의 경우 입마개를 하고 입장시킬 수 있다는 규정 역시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

용인시 관계자는 “따로 통합된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상 놀이터에 입장하려는 개가 싸운 이력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반려견 놀이터에도 별도의 전문인력을 두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동천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는 “반려견 놀이터처럼 사람과 반려견들이 공존하는 공간은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돼있다.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반려견을 교육시키는 것”이라면서 “외국의 경우 반려견 교육 자격증 등을 발급하고 이를 갖춘 경우헤 한해서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같은 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발생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를 별도로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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