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이 눈이 시리도록 파랗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기분 좋게 콧등을 스치고 지나간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은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산에 울긋불긋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 아름다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도 불린다.

프랑스의 학자이자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리고 영국의 정치사상가 존 로크는 “독서는 다만 지식의 재료를 줄 뿐이다.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사색의 힘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독서는 무한한 상상력 속으로 떠나는 여행으로 지식, 역사, 문화를 습득하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는 신비롭고 황홀한 경험이다. 독서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고, 책 속 주인공의 생각을 읽음으로써 상대방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독서는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끈의 역할을 한다. 책을 읽음으로써 그 속에 담긴 지식과 생활 속 지혜를 터득하고 역사를 알 수 있으며,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하는 힘을 구할 수 있다. 독서가 마음의 양식이라 불리우는 이유다.

그리고 독서는 사고의 힘을 키우는 좋은 수단이다. 독서는 우리의 두뇌를 기존의 지식과 사고에 새로운 지식과 사고를 더해가며 창의적인 새로운 사고를 내어준다. 독서가 밑바탕이 되어 창조적 사고가 나오는 것이다.

독서로 마음의 양식을 채우고 나면 말하기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창조적 사고로 나누며 소통한다. 사회생활의 중요한 구성요소 중의 하나가 말하기다. 말하기는 원활한 소통의 연결고리다. 크고 작은 역사를 들여다 보면 우리의 역사는 말하기로 이루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중국의 사상가 공자는 “공자는 말하기 전에 행동하고, 그 후 자신의 행동에 맞게 말을 한다”고 했다. 말의 중요성을 나타낸 명언이다. 말 한마디가 오해를 낳거나 갈등을 빚기도 하고 천 냥 빚을 갚기도 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인생을 변모시키기도 한다. 말 한마디가 화근이 돼 가정이 허물어지고 사회가 어수선해질 수도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인한 남북 간의 설전은 우리 국민을 전쟁의 위험에 직면케 할 수 있다.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 올바른 자아, 행복한 가정, 건강한 사회, 국제 평화가 올바르게 자리 잡는다. 우리나라 백년대계인 청소년 교육에서 ‘독서와 말하기 교육’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자는 과거 웅변학원을 운영해 본 적이 있다. 자라나는 미래세대인 청소년의 말하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웅변을 배우면 목소리가 커지고 두려움이 없어지면서 자신감과 리더십이 생긴다. 또 학습력이 강해지고 자립심이 커지며 개성이 살아난다.

지금은 웅변학원이 자취를 감췄다. 이는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과해 시험이나 성적에 치중한 결과로 보인다. 영어, 수학을 공부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말을 잘 익히고 표현하는 것도 긴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지도층은 시기성과 적절성을 구비한 말하기로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말하기야말로 중요한 사회생활 수단인 것이다.

말하기를 잘하려면 독서가 뒷받침이 돼야 한다. 앞으로 미래세대 주역인 청소년들이 독서를 통해 생각의 힘을 키워 큰 사고의 틀에서 상호 간에 소통함으로써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고 국가사회 발전의 중심으로 자라나길 기원해본다.

정윤경 경기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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