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담서 "소통·협력 강화" 합의 후 '정치적 타결' 준비
남관표 靑국가안보실 2차장-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 협의 진행
靑 "한국에 대한 신뢰 커져"…미국도 '사드 보복 우려' 입장 中 전달
그 시작은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었다.
양 정상은 북한의 도발을 막고 북한이 대화를 통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응하도록 하기 위해 전 단계에 걸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1일 기자들을 만나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여러 차례 외교 당국 간 교섭을 비롯한 한중간 소통이 있었다"며 "한중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사드 문제 해결이 전제조건이라는 인식 하에 서로의 입장을 조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의 외교적 방법이 아닌, 최고결정권자들과 소통하면서 신속히 입장이 조율될 수 있는 정치적 타결이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양측의 소통 채널이 정해졌다고 전했다.
우리 쪽에서는 여러 부처의 현안이 관련된 만큼 외교부가 아닌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나섰고 중국 측에서는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가 나섰다.
양측은 사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협상의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제로섬' 형태의 협상 방식은 지양했다.
한중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해결하자는 데 공감대를 갖고 협상을 시작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와 본격적인 조율이 시작된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수차례 중국을 오가면서 한·중간 입장을 직접 조율하기도 했다.
협상이 진행되면서 중국의 입장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데는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정부에 대한 신뢰가 쌓였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가 사드 도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됐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던 만큼 '원칙적인 대응'이라는 현 정부의 기조에 중국 정부도 화답한 결과라는 것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또 다른 이해관계자인 미국과의 입장 조율도 관건이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미국과도 긴밀히 협의했다"면서 "협상 과정을 중간에 알려주고 동맹 간 불필요한 오해나 마찰이 없도록 주의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에 '사드가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해줬고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며 미국도 협상 과정에 적잖은 공이 있음을 시사했다.
막후 협상이 이뤄지는 동안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내조 외교'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지난 8월,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 부부와 '중국의 피카소'라고 불리는 미술가 치바이스(齊白石, 1860∼1957)의 특별전을관람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다시 청와대에서 추 대사 부부를 접견했고 이 자리에서 치바이스의 작품 전집 도록을 선물로 받으면서 "두 나라의 좋은 관계를 기원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
관련기사
- [한중관계 복원] '악화일로' 사드갈등, 20개월만의 극적 반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31일 양국 외교부의 발표와 함께 극적으로 풀리게 됐다. 사드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가 이어진 뒤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공식 협의에 착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북한의 연쇄 미사일 발사가 계속되자 우리 정부는 작년 7월 8일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결정·발표했고, 이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중국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갈등은 본격화됐다. 특히 중국의 보복이 문화에서 경제 ...
- 한중 "모든 교류협력 조속 회복"…사드갈등 '봉합' 한국과 중국이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갈등을 봉합하고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악화 일로를 걷던 한중양국 간 갈등이 복원 국면에 접어들었다. 외교부는 31일 오전 10시 홈페이지를 통해 양국 간 진행됐던 사드 문제와 관련한 협의 결과문을 담은 '한중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중국 측과 동시에 게재했다. 이 자료는 "최근 한중 양국은 남관표 대한민국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쿵쉬안유(孔鉉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