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병원 가는 날이다.

이른 새벽 혼자 운전을 하고 간다.

동쪽 하늘에 빛나는 샛별이 참으로 아름답고 서쪽 하늘에 지는 그믐달이 나의 길동무가 되어 주었다.

풀내음과 솔향기가 묻어나는 꼭두 새벽 청량한 공기가 가슴속 깊이 파고 들어 행복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이런 행복함을 느낄수 있게 살아 있음이 감사하다.

찬새벽에 일어나 따뜻한 물에 세수를 할 수 있게 긴긴밤에 졸린눈을 비벼가며 고생하여 전기를 만들어 이곳까지 보내준 누군가의 수고로움에 진정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이 곳은 산속이라 아침저녁에는 제법 기온이 차고 쌀쌀하다. 따뜻한 옷을 입으면서도 한올한올 실을 짜 옷을 만들어 이렇게 따시게 입을 수 있게 해준 손길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살아 가면서 누구든 의식주를 저버리고 살 수가 없다. 의식주는 절대적이고 살아가는 목적이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있다. 농부들의 한여름 땡볕아래 굵근 땀방울이 없었다면 쌀 한톨 얻지 못할 것이다. 수많은 채소와 과일을 매일같이 매 끼니마다 먹고 마신다. 고기를 잡는 어부가 있어 생선반찬을 먹을수 있다. 집을 짓는 목수가 있고 건축가가 있었어 안락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집을 한채 짓는데 수만 가지의 재료와 손길을 거쳐야 편안한 안식처인 집이 된다. 차를 타고 새벽 산길을 내려가면서도 고마움이다. 시멘트 포장이 잘된 꼬부랑길이 참 편하고 안전하다. 새롭게 만들어진 양양에서 동춘천까지 고속도로가 서울을 자주 오가는 길이 훨씬 빠르고 편하다. 길고 짧은 수많은 터널과 높고 긴 다리를 달리면 저절로 숙연한 마음이 든다. 험난한 산에 굴을 뚫어 다리를 놓고 길을 만들때 밤낮으로 일을 하고 고생 했을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과 정성이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다.

앞에 달리는 차도 옆에서 나란히 가는 승용차도 화물을 가득 싣고 달리는 화물차도 나와 직갑적으로 연기법 안에 있는것이다. 차가 조금만 밀리면 짜증내고 화내는 사람들을 흔하게 본다. 본인도 차를 가지고 다니면서 남을 탓하는게 이 시대 보통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다. 온갖 차들이 함께 달리지 않는다면 나혼자 쌩쌩 다니라고 만들어 주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내가 저 모든 사람들게 이렇게 함께 함을 감사해야 한다. 세상에 나 혼자 살순 없는 것이다. 이 지구상에 아니 대한민국에 나 혼자 뿐이라면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그러니 이 나라에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너무나도 귀하고 소중하고 고마운 분들이다.

출근길 서울 도로는 차들로 가득해 밀리고 밀린다. 온갖 차의 매연속에 마스크도 없이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고생하는 경찰관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병원의 건물 중앙에 모셔져 있는 병원 설립자의 작으만한 흉상이 있다. 병원을 갈때면 꼭꼭 동상에 합장하고 고개숙여 진심으로 감사함의 예를 드린다. 몸과 맘에 병든 수많은 사람들의 병고를 치료하여 낫게 해 주기 때문이다.

나도 이곳에서 새릅게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입원에 있을 동안 밤낮으로 간호사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간호를 받았다. 지금도 도움을 받는다.

열몇시간 동안이나 수술을 집도한 의사 선생님들의 고생은 이루 말로형언 할 수 없다. 그저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나를 살리기 위해 밤을 낮삼아 공부하고 노력하여 유능한 의사가 되었기 때문이다.그냥 마냥 존경하고 그런 분들의 삶이 오직 행복하기를 염원하고 기원한다. 간호사도 의사 선생님들도 누군가의 귀한 아들이고 딸이고 가족이다.

이 시대에 태어나 온갖 혜택을 누리고 산다. 이런 호강은 결코 내가 잘 나서가 아니고 먼저 이 땅에 살다가 가신 분들의 노고와 수고로운 덕분이고 은혜이다.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은 먼저 살다 가신분들의 은혜를 잊지 않고 항상 고마움을 간직해야 한다.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박복한 사람이고 불상한 인생이다.

살아 가면서 스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사람 한분이 소중하고 귀한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과반이 종교를 가진 종

교인이다. 그런데도 사회는 혼탁하고 아비규환이다. 니는 죽고 나만 살자는 세상이다. 세상은 인연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드라망 같은 것이다,

니는 죽고 나만 잘 사는 법은 절대로 없다. 같이 살고 더불어 사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산다. 그것도 아침저녁 수많은 천지 신들께 한다. 자기만의 기도가 아닌 이 우주를 위해 크게 해야 한다.

내 아들딸만 잘되기를 기도 한다면 결국에는 못난 저집 아들 딸을 사위로 며느리로 받아 드려야만 한다.

그러기에 기도는 내가 아니 타인을 위해서 하는 기도가 진정 나를 위하는 기도인 것이다.

부처님법은 불이법이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하나인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께 감사하고 고마워 하자.

정말 고맙습니다.


현종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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