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 파열, 장기간 방치 시 퇴행성관절염으로

십자인대란 무릎관절 내에 있는 열십자(十) 모양의 인대다. 뼈들의 마찰을 줄여줘 무릎관절의 안정성을 유지시켜주며 질환을 예방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십자인대는 주로 축구나 농구, 럭비 등과 같은 운동 중 점프 후 착지를 할 때나 빠르게 달리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등의 행동을 할 때 쉽게 파열된다. 때문에 비교적 격한 운동을 많이 하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4~8배 정도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 십자인대 파열의 증상과 인식

십자인대 파열이 발생할 경우 무릎 속에서 ‘탁’하고 무언가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난다. 이후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 심한 무릎의 부종과 통증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무릎 관절이 손상돼도 십자인대 파열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십자인대 파열은 X-ray 검사상으로 잘 나타나지 않고 관절 내시경이나 MRI 촬영을 통해야만 확인할 수 있어 인지가 더 어렵다. 이에 십자인대 파열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대부분은 단순 타박상으로 생각해 별다른 치료 없이 일상생활을 하거나 깁스 치료만 받다 점차 통증이 심해져 재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십자인대파열을 단순한 무릎 부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십자인대가 파열된 상태에서 부기가 가라앉거나 통증이 사라진 뒤 다른 운동을 하면 무릎관절의 만성적인 불안정성으로 인해 관절연골에 손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를 방치하면 연골 손상으로 인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될 위험도 있다. 십자인대 파열은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 십자인대 파열의 치료법

십자인대 파열은 관절을 2~3mm만 절개하는 관절 내시경 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고령이거나 사무직에 종사하는 경우나 운동을 즐기지 않는 경우, 불안전한 파열로 경미하고 동반 손상이 없는 경우는 치료가 비교적 간단하다. 안정을 취하면서 냉찜질을 하고 압박붕대나 무릎 보조기를 착용하는 법도 있으며, 소염진통제 복용도 하나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활동적인 연령층이거나 심한 파열로 흔들림이 심한 경우, 그리고 반월상 파열 등의 다른 손상이 동반됐을 경우에는 관절염 진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방법은 손상된 인대를 제거하고 대체할 수 있는 구조물로 재건하는 ‘십자인대 재건술’이다. 자신의 몸에서 얻을 수 있다면 자가건을 적용하고 자가건을 얻을 수 없을 경우 동종건을 사용한다. 수술 후 관절 재활과 근력 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고 일반적으로 6주 후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스포츠 활동은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재활치료 기간이 필요하다.



▶ 십자인대 파열 예방법

십자인대 파열은 활동 전 스트레칭으로 예방할 수 있다. 운동 전 약간 땀이 날 정도로 무릎 관절과 주변 근육들을 잘 풀어주는 것이 좋고 평소 벽에 등을 기대고 무릎을 천천히 구부리거나 다리를 굽혔다 펴는 동작과 같은 스트레칭으로 무릎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무릎 십자인대는 생각보다 쉽게 파열되는 부위지만 파열되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또 위험하다. 때문에 무릎 통증이 생겼을 경우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허준혁 이춘택병원 제5정형외과 진료부원장
황호영기자/alex17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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