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서울 정상회담서 합의…첨단 軍자산 도입 협의 개시
트럼프 "韓, 수십억불 무기 주문할 것"…美전략자산 한반도 순환배치 확대

▲ 문재인 대통령과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 미군 기지에서 열린 장병들과 오찬에서 한미 양국 우호와 관련한 연설을 한 뒤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내용의 '2017 개정 미사일 지침'을 전격적으로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미 정상회담 직후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이같이 최종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사일 탄두 중량 해제 합의에 따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미사일 체계의 더욱 자유로운 개발이 가능하게 됐으며, 이는 북한의 도발 억제는 물론 북한 위협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은 아울러 첨단 정찰자산과 핵 추진 잠수함을 포함한 한국의 최첨단 군사자산의 획득·개발과 관련한 협의를 즉시 시작할 것을 양국 당국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철통 같은 방위공약을 확인했고 우리는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해 우리는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와 인근 지역으로의 순환 배치를 확대·강화하고 한국의 최첨단 군사 정찰자산 획득·개발을 위한 협의도 즉시 개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군사자산이 우리에게 있다. 한국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주문하는 것으로 말했다"며 "한국이 주문할 것이고, 이미 승인 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전 정부가 협의·합의한 무기구매 부분은 지속하며, 최첨단 전략자산 부분은 별도로 미국과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며 "구매 또는 개발할 수 있는 부분이라 기술적 측면부터 검토·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기로 했고, 갈수록 커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압도적 힘과 우위를 토대로 함께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군사적 행동 외에 모든 가용한 수단을 이용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은 그 과정에서 필요하면 필적할 수 없는 군사적 역량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해 본토와 동맹국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정상회담의 중심의제"라고 했다. 또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대적할 수 없는 우리의 많은 힘을 보여줬고 이런 식의 힘을 과시한 적이 없다"며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의 한반도 주변 배치를 거론하면서 "이런 부분을 실제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미국 해군이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소음이 거의 나지 않는 최첨단 핵 추진 공격잠수함(SSN)을 선보였다
스카우트 워리어, 워싱턴 타임스 등 미언론에 따르면 미 해군은 14일(현지시간) 코네티컷주 그로톤의 제너럴 다이내믹스 일랙트릭 조선소에서 7천800t 규모의 버지니아급 '블록 3형' SSN 사우스다코타 함(SSN-790)을 진수식과 명명식을 했다. 연합
 두 정상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특히 양 정상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증진하고 실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국 간 안보협력은 그간 지속해왔고 필요하면 특히 북핵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군사훈련도 해왔다는 점에서 안보협력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중 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합의와 관련, 문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가 북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 관계개선이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지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중 균형 외교를 언급한 것과 관련, "균형 외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미국과 중국은 각각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 논의 과정에서의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로, 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양국 간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적인 무역을 더욱 증진하고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긴밀한 협의를 촉진하기로 합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FTA 폐기와 관련한 단어는 하나도 안 나왔다"며 "개정협상을 위한 양국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신속히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여러 나라와 무역적자 상태를 원치 않는다. 무역적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함께 방문해 한미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등 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방한하는 미국 대통령을 미군기지에서 맞이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여기에서 "어려울 때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여러분은 대한민국이 가장 어려울 때 함께 피 흘린 진정한 친구이며, 한미동맹의 아주 든든한초석이자 미래"라고 말했다. "평택기지는 한미 연합방위력의 중심"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해 양국 장병을 격려하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며 "평택기지는 한미동맹 미래 발전과 그에 대한 우리정부의 기여 의지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이 굉장히 큰 비용을 들여 시설을 지었다고 들었다. 군사시설에 대한 예산을 잘 투자하는 것은 굉장히 현명한 일"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택기지를 떠나기 전 전용헬기 '마린 원'을 타고 캠프 험프리스 상공을 돌며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기지 개황 등을 보고받았다.

 양 정상은 합리적 수준으로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를 분담해 동맹의 연합방위 태세와 능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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