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유곡에서 몸과 마음을 수련하던 태권동자 훈이는 정신을 집중하여 바위를 내리친다. 바위는 그 위력에 버티지 못하고 두동강이 난다. 수련을 마친 태권동자 훈이는 세계태권도선수권전에 나가 결승에서 미국의 리처드 쇼를 물리치고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다. 부상당한 리처드 쇼는 납치되어 결말부에 혼연일체가 된 자신의 로봇과 훈이의 태권V와 다시한번 맞대결을 펼친다.

1970년대 우리나라 극장가에 폭발적 신드롬을 불러온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V”의 장면이다. “로보트 태권V”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술인 태권도를 로봇과 접목하여 스토리를 구성했으며 후속 흥행작인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와 함께 당시 태권도의 무도관을 잘 나타낸 대표적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다.

태권도는 우리민족 전통의 무술로, 지금은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된 스포츠이자 대한민국의 국기이다. 태권도는 무기 없이 손과 발을 이용해 공격 또는 방어하는 무술로 강건한 신체와 정신단련을 통해 올바른 인간화를 중요시한다.

태권도 발 기술은 보는 이들이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화려하지만, 사실 태권도는 그 가공할 공격력보다 방어를 우선한다. 태권도가 평화와 공정성을 추구함에 정신적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태권도를 배우는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가 자기 극복을 통한 모범적인 생활예절이다.

태권도는 우리민족의 미래세대인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가치관과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참된 자아완성에 이르게 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태권도 수련자는 평화를 추구하는 기술과 반복적인 예절 교육으로 사회생활속에 광범위한 적응력을 향상시킬수 있다. 이것이 태권도가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관이다.

태권도를 통해 가족보다 더 소중한 인간관계는 없고, 가정보다 평안한 휴식처는 없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형제자매관계, 부모와 자식관계, 부부관계 등 혈연관계에 있어 상호 신뢰와 존중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나아가 사회생활에서 태권도 정신이 폭넓게 확장되어 동료, 선후배, 이웃 간 상호 신뢰와 존중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스포츠로서 태권도를 생각해보면 우선 2004년 신들의 나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태권도 헤비급에서 마지막 자존심으로 올라온 문대성 선수가 떠오른다.

당시 문대성 선수는 부상까지 입은 상태였고 상대선수는 개최국 그리스의 선수로 키가 크고 민첩성도 뛰어나 쉽지 않은 상대였다. 기우였을까? 수세에 몰리듯 하다 찰나의 순간에서 터진 문대성 선수의 신들린 듯 화려한 뒤후려차기가 작렬했다.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렸던 한방이었다.

태권도가 세계적 스포츠로 자리잡게 된 데는 수많은 태권도인들의 노력이 마중물이 되었다. 우선 뿔뿔이 흩어져 있던 단체들을 하나로 통합했으며, 태권도 사범들이 전 세계로 나가 태권도의 보급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실로 1973년 WTF(세계태권도연맹)가 설립되고, 또한 그 해부터 세계선수권대회 등 다양한 형태의 국제대회를 여는 명실상부한 국제 스포츠 종목이 되었다.

1994년 IOC 총회에서는 2000년 제27회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태권도가 국제스포츠로 인정받았음을 명확히 해주는 기념비적 역사라 할 것이다.

필자는 태권도인의 한사람으로서 앞으로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권도가 세계 속에서 발전적으로 자리잡으며 인간존중, 인류공영에 이바지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임동본 경기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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