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출판도시 '지혜의 숲'

날씨가 좀 쌀쌀해진다 싶더니 벌써 날짜 상으로는 입동이 지났다. 이제는 낮에도 제법 싸늘한 날씨여서 날이 흐리거나 바람이라도 세게 부는 날에는 바깥 나들이도 예전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끝물이긴 해도 아직까지는 독서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기도 하다. 단풍이 울긎불긎 물든 지금 같은 때. 독서하기도 좋고 둘러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곳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인근에 있는 좋은 곳들을 추가로 다녀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여기 경기도에서 가볼 수 있는 이색 문학여행지를 한 데 모아 소개한다.





▶ 도심 속에서 숲이 펼쳐지는 도서관 ‘네이버 라이브러리’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불정로 6

문의: 1588-3830



삭막한 도심 속에 펼쳐진 푸른 숲의 향연. 네이버 사옥에 그린팩토리 로비에 위치한 ‘네이버 도서관’이 그것이다. 누구에게나 무료로 열려있는 네이버 도서관은 IT&디자인 전문도서관이긴 하지만 특유의 독특한 컨셉으로 이색 휴식공간, 데이트 코스로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이미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세계 3대 디자인대회인 Reddot, IDEA, IF Award를 모두 수상하기도 했다.

네이버 도서관의 컨셉은 푸른 정원에 들어온 것을 연상케 하는 도서관 디자인에 있다. 화분이나 상쾌한 나무집을 연상케 하는 책장 위에는 푸른 잎사귀들이 속속 서 있다. 마치 숲 속에서 책을 읽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렇다고 도서관의 장서 구비가 허술한 것도 결코 아니다. 네이버 도서관에는 1만7천000권의 ‘디자인’서적은 물론 전 세계를 아우르는 1천300권의 백과사전도 비치돼 있다. 또 오늘날 네이버의 기반이 된 7천000권의 IT전문서적은 차곡차곡 쌓여진 서가를 거닐며 IT의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배치돼 있다.

또 네이버도서관은 편안하고 색다른 독서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곳곳에 편한 의자가 있으며, 요즘 유행하는 만화카페처럼 좌식으로, 혹은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눈에 띄게 차가워진 날씨와 시들어가는 낙엽이 아쉽다면, 네이버도서관은 푸른 녹음이 진 여름날씨로 잠시나마 시간을 돌려주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어린왕자의 추억을 간직한 가평 쁘띠프랑스 생텍쥐페리 기념관



주소: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호반로 1063

문의: 031-584-8200



어렸을 적 읽었던 소설 ‘어린왕자’는 우리 모두의 마음 속 어딘가에 ‘저장’돼 있을 소중한 작품이다.

아이들에게는 꿈을 이야기하고, 어른들에게는 그 꿈을 찾던 동심을 찾아주는 세계인의 동화이기 때문이다.

어린왕자와 그 저자인 생텍쥐페리, 그리고 프랑스를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가평에 있다.

가평 ‘쁘띠프랑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어린왕자 콘셉트로 꾸며진 프랑스 테마파크다.

프랑스 풍의 알록달록한 건물들 사이로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사막여우, 술주정뱅이, 지리학자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찾아볼 수 있다.

뿐만아니라 이국적인 볼거리도 가득하다.

특히 전통주택전시관은 150년 된 프랑스의 실제 고택을 통째로 옮겨와 식기, 가구, 생활용품 등이 함께 전시돼 있다.

거리에서는 마리오네트 댄스와 인형극 등 다양한 공연도 펼쳐진다.

쁘띠프랑스 내 생텍쥐페리 기념관은 작가이자 비행기 조종사였던 그의 일생과 작품세계가 담겨져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어린왕자와 야간비행에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무엇보다 그의 친필원고와 직접 그린 삽화가 주목할만 하다.

특히 그가 스케치한 어린왕자의 이미지는 현재도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산과 강이 있는 가평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가을의 힐링타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번 가을을 맞이해 어린왕자를 다시 한 번 꺼내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지혜의 숲속, 파주출판단지



주소: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문의: 031-955-0050



이제 파주는 말그대로 ‘출판도시’로 자리를 잡았다. 그 아이덴티티는 독보적이라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떠올린다면 동시에 파주를 떠올리게 한다.

파주출판단지라는 이름대로 이곳은 기획과 편집, 인쇄와 물류, 유통까지 책과 출판에 관한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

1989년 출판유통구조의 현대화를 위해 출판인들이 모여 조성하기 시작한 파주출판단지는 미래지향적인 건축물들이 더해지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과 딱 맞는 여행지, 파주출판단지를 소개한다.

출판단지 안에는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서점과 북카페, 갤러리, 박물관 등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의 랜드마크는 단연 초대형 서재 ‘지혜의 숲’이다.

2015년에 문을 연 ‘지혜의 숲’은 서가 면적이 1244m2에 달하는 대형 도서관이다. 1관은 오후 5시, 2관은 오후 8시면 문을 닫지만 3관은 24시간 개방한다.

출입문을 들어서면 높은 천장까지 들어찬 큰 책장이 반긴다. 그야말로 깜짝 놀랄 정도의 사이즈에 감탄하게 된다.

책들의 숲이라는 별명이 잘어울리는 공간으로, 책을 분류하는 방법도 타 도서관들과 다르다.

기증자와 출판사에 따라 책을 모아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열람과정도 단순하다.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골라 테이블에 앉아서 읽고, 제자리에 직접 꽂아두면 된다.

간단한 음료와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있어 편안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책에 흠씬 빠져있었다면 이제 밖으로 나와 단지 내의 건축물들을 즐겨봐도 좋다. 대부분 유명한 건축가들의 혁신적인 건축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책의 도시 파주에서 느끼는 가을의 향연은 우리의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황호영·김수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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