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늙기 쉽고 배움은 이루기 어렵다. 한 순간의 시간이라도 가볍게 헛 쓰지 말라. 연못가에 봄풀이 싹트기는 꿈을 깨닫기 전에 뜰 앞에 오동잎은 이미 가을이 오는 소리를 내는구나.’

이는 중국 남송(南宋) 대 유학자 주희(朱熹:1130~1200)의 유명한 우성(偶成)이란 시(詩)다.

짧은 젊은 시절에 학문에 정진하라고 일러 주는 시다. 주희는 주자(朱子)라고도 한다. 자신의 유학 체계를 정립한 주자학(朱子學)의 시조다. 하늘은 깊이를 모를 정도로 푸르고 높아지고 멀어진다. 젊음이 진하여 가을빛으로 물드는 풀섶을 따라 좁은길을 걸으며 지내온 봄과 여름날을 새김질할 때다, 가정교육의 부재로 인하여 가치관을 상실한 청소년들의 잦은 폭행과 횡포로 사회를 더욱 어지럽게 하는 등 헤아릴 수 없이 사회가 혼란 상태로 빠져 들고 있다.

어릴 때 부모들은 심성발달보다는 지적 재능에만 관심을 보인다. 유아원이나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엄마들을 보라. 자녀의 인격 형성에 중요한 인성교육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그저 노래 잘 부르고 춤 잘 추고 셈 빠르기에만 재능을 나타내는 똑똑한 아이면 된다. 내 아이가 남의 아이보다 앞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과 타인을 동시에 생각하는 도덕적 인격 형성의 가정 교육과 유치원에서 참다운 인간 교육이 이루어진 다음에 지식과 기능 그리고 예능 교육에 몰두하게 하여도 절대로 늦지 않음을 오늘날의 부모들은 자각(自覺)하여야 한다.

아무리 시대가 새로운 지식과 정보의 습득을 요구한다고 하지만 가장 기초적이고 소중한 인간 소양(素養)교육을 소홀히 한다면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똑똑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무엇보다도 어려서부터 사람이 해야 할 도리와 지켜야 할 덕목을 일러 주는 교육이 중요하다.

지식위주의 교육보다는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도리와 순리적인 위상을 먼저 가정에서부터 가르쳐야 할 것이다.

따라서 부모들은 가정에서부터 아이들에게 인간다운 올바른 생활습관을 일깨워주는 지혜와 슬기를 갖도록 지도해야 한다. 아이의 교육에 있어서 어머니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고 크다. 대부분 아버지들은 직장과 사회활동으로 아이들에게 가정교육의 기회보다는 가풍과 유대 관계 정도에 머물고 있으므로 결국 가정 교육의 기초 역할은 어머니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인간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였듯이 어릴때의 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의 학교 교육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을 좋은 대학에 들여 보내려는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하루빨리 고쳐서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인격의 함양(涵養) 및 사회에 대한 사명감 등 원래 교육의 목표에 맞는 일에 더 힘써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가정에서도 자식을 일류대학에 보내기 위해 초등학교 때 부터 과외를 시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학에만 진학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에 목숨을 거는 서글픈 일이 일어나고 있다.

부모의 기대에 못 미쳐 대학에 못간 일부는 인생을 포기한 채 방황하게 되는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자녀들을 무조건 대학에 보내는 것만이 최선의 처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자녀의 소질이나 재능 능력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자녀 스스로가 각자에 맞는 길을 찾아 갈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또한 기업체에서도 유능한 인재를 활용하려면 학벌위주보다는 능력 위주로 채용해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학력보다는 일에 경험이 많고 능력있는 사람을 더욱 귀중하게 여기고 우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대학에 들어가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심각한 교육 현실도 볼 수 없으며 직업에 대한 귀천(貴賤)도 없다. 하루빨리 우리나라도 전문기능을 가진 사람이 우대 받고 직업에 귀천을 따지지 않는 교육 풍토와 사회 풍토를 길러야 할 것이다.

이명수 경기도문화원연합회 향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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