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서 뛰어내려 생명 위독… 낮은 안전방지 울타리 논란

인천시 남구 현대유비스병원에 입원 중인 말기 암 환자가 옥상에서 투신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병원의 환자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환자의 자살시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자살 가능성이 높은 중증 환자의 관리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9일 오전 7시36분께 이 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 A(68)씨가 병원 정문 앞 화단에 쓰러져 있는 것을 인근을 지나던 시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소방대원이 도착했을 당시 의식불명 상태였다.

A씨는 곧바로 병원 관계자들에 의해 응급실로 옮겨졌다.

A씨는 다행히 1층 높이의 나뭇가지에 걸려 목숨을 건졌지만, 떨어진 충격으로 양쪽 다리와 골반에 심각한 골절상을 입었다.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말기 암 환자인 A씨는 최근 이 병원에 소화불량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던 환자로 확인됐다.

병원은 A씨가 자신의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A씨가 투신을 시도한 장소다. 이 병원 본관 8층 옥상 해뜰정원은 외부와 개방된 공간임에도 추락 위험을 방지하는 안전방지 울타리가 낮아 투신을 실행하기 쉬웠다는 점이다.

병원 측도 안전방지 울타리가 낮아 위험하다고 판단해 사고 발생 직후 옥상을 임시 폐쇄하는 한편 울타리를 높이는 후속조치에 들어갔다.

게다가 병원 전체가 금연구역임에도 다중이 이용하는 옥상이 주로 환자나 방문객들의 흡연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흡연 환자, 방문객과 얼굴을 붉히는 일이 벌어져 제재는 소극적이었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병원의 전반적인 환자 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유비스병원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이 병원 내에서 발생해 유감스럽다. 모든 환자를 격리하거나 1대1로 관리 하기는 어렵다”며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용·김건웅기자/regenbogen0@joongboo.com

▲ 사진=중부일보DB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