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2018-아주 멋진 가짜/김용섭/부키(주)/340페이지


현대는 가짜와 진짜의 경계가 모호한 시대다. 진짜보다 좋은 가짜가 넘쳐나고, 가짜같은 진짜가 판을 친다.

빌 게이츠는 자신의 웹사이트 게이츠노트(gatesnotes)에서 ‘미래의 음식(Future of Food)’에 관한 글을 올리며 달걀을 대체할 새로운 식품에 대해 극찬했다.

요리했을 때 맛과 향이 달걀과 똑같을 뿐 아니라 영양학적 가치도 높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햄튼 크릭 푸드에서 만든 인공 달걀 ‘비욘드 에그(Beyond Eggs)’다.

비욘드 에그는 완두콩과 수수 등 10여 가지 식물로부터 단백질을 추출해서 만든 인공 달걀 파우더다.

제과, 제빵에 실제 달걀 대신 이 파우더를 쓸 수 있고, 오믈렛이나 스크램블 에그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액면 그대로 말하자면 ‘가짜 달걀’이지만, 미래 식량 산업으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처럼 한국인들도 이제 ‘가치 있는 가짜’, ‘격이 다른 가짜’에 주목하려 한다.

‘페이크’, 즉 가짜라고 하면 무조건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가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페이크슈머(fakesumer)’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그저 짝퉁을 사들이는 사람들이 아니다.

진짜보다 더 가치 있는 가짜를 누리려는 사람들이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들은 동물보호에 대한 의식이 높아 진짜 가죽이나 모피보다는 인조 가죽을 선호하는데, 그로 인해 패션업계에서도 점차 천연 가죽 제품 생산과 판매를 줄이면서 대체재로 인조 가죽 제품을 선보이는 추세다. 클래시 페이크(Classy Fake-고급스러운 가짜) 소비자들은 의식주 전반에서 ‘오리지널’을 고집하기보다 비록 ‘가짜’라 하더라도 창의적이고 새로운 실험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하이패션의 대명사인 루이비통과 스트리트패션의 선두주자 슈프림의 콜라보에 열광하고, 필름 카메라를 흉내 낸 ‘구닥(Gudak)’ 앱이나 구식 타자기 느낌을 주는 ‘쿼키라이터’ 키보드에 빠져든다. 또한 이들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AR과 VR 세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핵심 주체가 될 것이다.

‘라이프 트렌드 2018’은 진짜보다 가짜에 열광하는 사람들, 격이 다른 가짜이기에 더욱 멋지다고 느끼는 사람들, ‘클래시 페이크’에 눈뜬 이들의 숨은 욕망을 포착하고 있다.

저자는 2018년에는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 놓인 사람들을 주목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과거와 현재의 경계에 놓인 사람들이기도 하다. 새로운 미래를 만나기 위해 과거의 관성과 선입견을 과감히 버리는 사람들이다.

책은 ‘비주류와 을의 반격’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19가지 문제의식에 주목하며 트렌드를 읽고 있다.

이를 통해 다가오는 2018년, 한국인의 의식주 전반에서 중요한 키워드가 될 ‘에 대한 남다른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