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과 자연과학의 차이점이 뭔지 아세요?”

과학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정책의 방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한 정택동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부원장의 첫 마디다.

정 부원장은 두 학문의 차이점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돈이 되는 것과 돈이 안 되는 것. 전자는 공학이고, 후자는 자연과학이었다.

“공학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알아듣기 쉽게 번역하자면 대부분 돈이 되는 기술이죠. 반대로 수학·물리학·생물학·통계학·지구환경 등 자연과학은 사람이 필요로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궁금한 것을 알아내는 것이 자연과학입니다.”

필요에 의한 기술과 지적욕구를 위한 기술.

그는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시키고 난 후에야 다시 본 질문에 대한 답을 이어갔다.

“과학자를 키운다고 했는데, 만약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자연과학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야 하는데, 자연과학은 예산을 쏟아부어도 성과가 숫자로 보이지 않죠. 이 개념을 이해하는 선진국은 당장 돈이 안 되더라도 투자를 합니다. 언젠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다면 현재 정책기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답은 국민적 인식수준에 있었다.

“일반인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수준이 올라와야 해요. 그래야 정책결정권자들의 의식도 변화하죠. 우리나라 연구개발투자예산은 막대한 규모지만, 정작 노벨상은 안 나오잖아요. 실제 개발에 거의 안 쓴거예요. 성과주의 때문에 다 엉뚱한데다 쓴거죠.”

정택동 부원장은 사회 전반의 인식개선 이후에서야 인재 양성이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금 4차 산업혁명 파고가 몰려오는 시기에는 인재들을 데려다가 못자리에 모를 심듯이 배치해줘야 합니다. 또 청년들 속에서 사그러들어가는 앙트레프레너십, 즉 기업가 정신을 심어줘야 하죠. 실패해도 좋다. 단 성공하면 굉장히 큰 보상이 온다는 걸 알게 하는거죠. 땅에 거름을 줘야 사과 열매를 얻을 수 있듯이 당장의 성과만 보지 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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