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빅텐트' 통합 드라이브에 호남계 '평화개혁연대' 카드로 맞불
당 분열 우려 고조 속 21일 워크숍 끝장토론서 양측 격돌할 듯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론'을 둘러싼 국민의당 내부 노선투쟁이 오는 21일 워크숍 '끝장토론'을 기점으로 중대 고비를 맞는다.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음을 재차 시사하자 호남 중진들은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조직적 대응에 나서기로 하는 등 당내 갈등은 정점을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양측 모두 분당까지는 아니지만, 정치적 타격을 입더라도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의원들과의 심층 토론을 통해 접점을 모색하고 공감대를 넓혀간다는 방침이지만, 호남 중진들의 반발 속에 양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할 경우 분열의 갈림길에 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중순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가정한 여론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촉발된 '중도통합' 논쟁은 찬반 격론 끝에 정책연대에 이어 선거연대까지만 모색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일단락되는듯했다.

하지만 바른정당 새 사령탑에 오른 유승민 대표가 '중도보수통합론' 구상을 밝히면서 잠복해 있던 갈등의 불씨가 재점화했다.

당내 반대 기류를 의식해 잠시 몸을 낮췄던 안 대표는 지난 16일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천명하며 다시 중도통합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면서 발언 수위를 점차 끌어올렸다.

이처럼 안 대표가 호남 텃밭 민심을 거스르는 통합 카드를 다시 꺼내 들자 호남을 지역구로 둔 '비안'(非安·비안철수)계 의원들은 저마다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18일 페이스북 글에서 "어떤 경우에도 정체성과 가치는 지키고, 애매모호한 중도보수대통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8·27 전당대회'에서 안 대표와 당권 경쟁을 벌였던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도 안 대표의 통합 구상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 이미 격렬한 노선투쟁에 나섰다.

이들 호남 중진들은 뜻이 맞는 의원들을 규합해 가칭 '평화개혁연대'를 만들고, 이 조직을 통해 안 대표의 중도통합 구상을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현재 당을 지키기 위한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세를 모으고 있지만, 향후 안 대표와의 충돌면이 넓어지고 수위가 높아질 경우 자칫 분당 위기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당 일각에서 나온다.

당내에서는 이미 균열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7일 예정됐던 제2창당위원회 회의가 호남 중진들의 집단 불참으로 불발되고, 전남이 지역구인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돌연 자진사퇴한 것 등이 대표적 사례다.

'친안'(親安·친안철수)계와 호남 중진 중심의 비안계 사이에 전운이 감도는 형국이다.

안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가 고비"라면서 "공개석상에서 통합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전북이 지역구인 한 중진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안 대표가 계속 통합을 추진하려는 기류로 이야기한다면 당대표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하겠다"며 일전을 예고했다.

양측이 작심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1일 한차례 끝장 토론으로는 당내 논란이 정리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당의 연대나 통합과 같은 중요한 변화는 전당대회로 해결할 사안"이라면서 "결국 마무리는 전대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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