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대지진 이후 여진이 계속되고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공포감과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일부 수험생들에게는 더욱 힘든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수능일까지 컨디션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계속해서 발생하는 여진으로 인한 불안감과 대피소 생활의 불편함으로 인해 안정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남은 기간 동안 공부할 환경도, 시간도, 마음 조절도 되지 않아 조급함만 더욱 커지고 있다. 대피소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불가능해 아예 공부를 포기하고 자원봉사에 나선 수험생도 있다.

일부 학생들은 독서실로 가거나 승용차 안에서 공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마음을 가다듬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포항지역 고사장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에 따라 포항 지역 외로 고사장이 변경될 가능성도 커 이것 또한 심적 부담이 크다. 하지만 수능 당일 혹시나 모를 여진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고사장 변경은 어쩔 수 없는 문제로 보인다. 수험생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며칠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고사장 환경이나 감독관들의 대처 교육 등 만에 하나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수능이 연기된 것에 대해 대부분의 수험생·학부모들은 수험생 안전과 공정성에 따른 당연한 조치라고 이해하는 입장이지만 일부에서 포항지역 수험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악플·댓글을 다는 몰지각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모두가 불안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이런 행위가 얼마나 큰 상처가 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포항 지역 수험생들은 수능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든 악조건 속에 놓여있는 천재지변의 최대 피해자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수능 당일 마음을 추스르고 정상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격려와 지지를 보내는 것도 부족한데 이를 비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국의 수험생들이 하루 정도 혼란의 시간을 보냈지만 남은 기간 마무리 정리하며 수능에 대비하는 의젓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짧지만 긴 1주일 동안 또다시 공부에 몰입하고 자신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의연한 모습에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든든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포항 지역의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는 지진 공포와 불편, 불안한 심리 등 쉽지 않은 수능이 될 것 같다. 조금이라도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최선의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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