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서 낸 작은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인천 동구 송림동 천주교 인천교구청 앞에는 ‘포도나무가지’라는 작은 천주교 선물용품가게가 있다.

지난해 이 매장을 연 김재훈(27)씨는 사회에 첫 발을 창업으로 시작한 청년이다.

김씨는 취업을 위해 각종 시험 준비에 바빴던 지난 2015년, 지금 하는 공부가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 학교에서 창업 동아리를 선발한다는 공고를 보았다.

그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회의감과 초조함 속에 빠졌다가 시작한 창업 동아리 활동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천주교 모태신앙이던 그는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작은 선물을 마련할 일은 많지만, 마땅한 선물이 없었던 점이 떠올랐다.

이때의 아이디어가 지금 그의 작은 가게 안을 채워놓은 성서 구절을 캘리그라피로 새긴 물병과 머그잔, 성화를 입힌 휴대폰 케이스 등의 상품으로 실현됐다.

김 씨는 매장을 열기 전부터 각종 자선행사에 참석하며 판매 수익의 일부를 리비아 난민, 농아인들에게 기부하기도 했다.

창업 초기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어온 그는 매장을 열고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자 기부활동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병원에서 장기 입원 생활을 하는 소아 환자 300명에게 컬러링북 색칠놀이책과 색연필을 함께 선물했다.

종합병원의 소아과 의사였던 단골 손님과 대화하다가 ‘집보다 병원에서 오래 살아온’ 어린 아이들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어려운 아동, 노인들을 돕기 위한 일들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 씨는 “운이 좋게 창업을 하게 돼 생활을 유지할 정도의 소득을 얻고 있다”라며 “최근에는 더 많이 버는 것보다 지역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과 더 많이 나누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허좋은기자/hgood@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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