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출제 형평성 등 불만 폭증… 학부모 "여러 측면서 손해 본다"

수원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정모(45)씨. 고등학교때 담임교사의 과목은 미술이었다. 한 과목당 2명 이상씩의 교사가 있었고 국어, 수학 등 주요과목은 4명이상의 교사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음악시간 실기 시험을 망쳤을때는 교무실에 계시는 음악 교사를 찾아가 재시험을 요구하거나 사정을 했던 경험도 있다.

하지만 얼마전 수원 관내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요즘 달라진 교육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놀랐다.

웹툰 작가가 꿈인 아들이 궁금한 것이 있다며 미술과 관련된 것을 물어, “내일 학교가서 미술선생님께 여쭤보라”고 했더니 “1주에 2번 학교에 오시는데, 내일은 안오신다”는 이야길 듣고 학교 교육현장도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특정 학교에 소속을 두고 다른 학교를 돌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순회교사의 운영으로 수업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순회교사는 사회적 문제인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들의 수가 줄어드는 만큼, 학교나 교과 간 탄력적인 교사 배치로 수업시수 격차를 완화하고 과목 불균형과 과원교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19일 경기도교육청과 시·군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수원 관내 중학교 162명, 고등학교 27명, 화성 관내 중학교 37명, 고등학교 5명, 오산 관내 중학교 5명, 가평 관내 중학교 8명, 고등학교 5명, 포천 관내 중학교 21명, 고등학교 8명 등이 순회교사로 수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는 물론, 교사, 학생 등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의 혼동과 교사들의 피로 누적 등이 유발돼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일 과목인데도 불구하고 같은 학교의 학급을 각기 다른 교사가 각각 따로 맡아 가르쳐 학업에 지장이 뒤따를 수 있고, 소속 학교는 달라도 시험 문제를 공동으로 출제해야하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 특정 교사의 문제가 많이 출제되면 이 교사에게 배우지 않은 학생들이 시험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순회교사들은 자신이 소속된 학교를 포함해 2곳 이상의 학교를 순회하며 수업을 해야하는 만큼, 피로가 누적돼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 같은 순회교사는 음악·미술·제2외국어 등의 과목에서 주로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과목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학부모는 “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 교사에게 배우는게 아니라 타 학교 교사에게 수업을 받는게 말이 안된다”며 “다른 학교 교사에게 수업을 받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손해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소속된 학교의 학생만 가르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은 알고 있지만 학생수가 줄어드는 만큼, 각 교사별로 수업시수가 남거나 부족한 교사들이 있다”며 “학생들 수업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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